탈북자 70%가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했을 정도로 북한의 의료체계가 낙후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6년 북한 두만강 유역의 홍수 피해 복구 현장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2016년 북한 두만강 유역의 홍수 피해 복구 현장

한국에 온 탈북자 10명 중 7명은 과거 북한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상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29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재난의료 지원체계 수립' 토론회에서 북한의 비공식 의료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탈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장마당에서의 약 구입 경험을 물었더니 한 70% 정도 그런 경험이 있다, 왜 장마당을 사용하느냐, 첫번째 이유는 병원에 약이 없어서…" 박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특히 유엔에서 대북지원을 할 경우 이런 의약품들이 시장으로 주로 가고 병원으로는 별로 많이 가지 않는 경우를 보입니다."

박 교수는 그 외에도 의사가 장마당 약 구입을 권유해서, 또 장마당 약이 병원 약보다 효과가 더 좋다고 믿기 때문 등의 이유로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약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상황은 북한 당국의 보건의료재정 부족에 따른 것으로, 막대한 현금을 가진 돈주들이 중국에서 의약품을 공수해 오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주의 의료체계 실패로 질병에 취약

하지만 이처럼 사회주의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북한 내 증가하는 만성질환, 암 질병 등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게 박상민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2016년 기준 북한의 주요 사망원인은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심뇌혈관 질환, 폐암, 위암, 간암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사회주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상태에서 자가진단, 자가 치료가 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 가지 않고 어떤 증상은 간이 안 좋아서, 어떤 증상은 위가 안좋아서, 콩팥이 안 좋아서 하면서 시장에 가서 '간이 안좋은데 무슨 약 주세요' 이런 식으로 자가진단을 많이 하게 되고, 아주 증상이 심해서 합병증이 발생할 정도가 되어야 병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박상민 교수는 유엔의 대북제재가 해제될 경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미국과 일본 등 양자 기구 등이 주도해 북한 내 안정적인 보건의료 재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재난 대응력도 우려되는 수준

또다른 발제자로 나선 노영선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북한의 재난 대응 능력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북한 4.7점, 이란 4.9점, 케냐는 6.1점인 반면 한국은 1.6점, 아일랜드 1.5점, 일본 2점 등으로 소득 격차에 따라 재난 대응 능력도 차이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조사가 된 191개국 중에서 하위 55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재난 대응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노영선 교수는 이어 북한은 인적재난보다 자연재해의 비중이 훨씬 크다며 특히 폭우, 폭풍 등의 풍수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태풍과 홍수, 호우가 북한의 전체 자연재난 269건 중 약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교수는 하지만 풍수해로 인한 사망자만 집계될 뿐 감염병 등의 2차 건강 영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큰 틀에서의 의료체계,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강택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15년간 북한에서는 104회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는 한국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강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자료 공유는 물론 자연재난 전담기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향후 통일에 대비한 남북한 간 종합적인 자연재해 대책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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