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미: 자라 광고에 등장한 주근깨 모델 두고 중국 반발

(캡션) 주근깨가 있는 중국 모델을 기용한 자라의 새 광고

사진 출처, Zara/Sina Wei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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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가 있는 중국 모델을 기용한 자라의 새 광고

중국에서 주근깨를 두고 한바탕 논란이 일어났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주근깨 선명한 중국 유명 모델의 사진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일간지 환구시보는 사진 속 모델 리징웬의 주근깨가 그의 얼굴을 더욱 '상징적'으로 보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대다수 중국인 얼굴에 주근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광고 캠페인이 '중국 사람들을 추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리징웬을 옹호하며 중국이 자연미를 더욱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주근깨가 정말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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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델 리징웬

중국 남부 광저우 출신 리징웬은 지난 5년 동안 업계에서 인정받아온 모델이다.

그는 캘빈클라인과 H&M을 포함해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모델로 활약했다.

이번 광고 논란에 리징웬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일전에 주근깨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10월 보그 잡지 인터뷰에서 그는 "어렸을 때 주근깨가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싫었다"며 "보통 아시아 사람들은 주근깨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고등학교 때는 항상 가리려고 했는데 이제는 괜찮다. 내가 괜찮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맑고 결점 없는 피부는 수십 년 동안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사회에서 선호하는 미의 상징이었다.

이로 인해 이번 자라 광고는 중국 내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징웬이 '못생겼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라가 "중국인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시킨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한 이들도 있다.

어떤 누리꾼은 "주근깨가 있고 무표정한 파이 모양 얼굴형을 가진 모델 사진들이 서양인들에게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인상을 오도하고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더 많은 미적 다양성 필요'

동영상 공유 사이트 페어 비디오(Pear Video)는 자라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 광고는 중국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다.

자라 측은 "미학적 기준이 다른 것"이라며 "사진이 찍힌 그대로 나갔으며 사후 보정이나 수정 작업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리징웬 얼굴에 보정을 가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다"고 반박했다.

자라의 이 같은 반응 이후 웨이보상에서 관련 글 수만 개가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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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패션위크에 섰던 모델 리징웬

리징웬의 사진을 보정하지 않았던 자라의 결정에 대해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리징웬이 자국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표출하기도 했다.

"중국 동포들이 이 중국 모델을 차별했다"는 게시물에는 수백 개의 '좋아요' 반응이 달렸다.

어떤 누리꾼은 "중국인들은 대체 얼마나 큰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가"하며 반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리징웬의 '자연미'를 칭찬했으며 미의 기준에 관해 다른 인식을 보여주려면 중국이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적 만족감이라는 개념은 너무 협소하다"는 반응을 비롯해 "미적 다양성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글도 있었다.

애국심 보여주기

일부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애국주의 때문에 애꿎은 외국 브랜드를 공격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자라의 새 광고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문화적 신뢰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국가 이미지 손상을 막고자 그렇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자라 광고 사건은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광고 사건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돌체앤가바나는 중국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는 모습을 연출해 문화적인 차이에 무감각했다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사진 출처, Dolce and Gabbana/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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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 컨셉은 '돌체앤가바나는 중국을 사랑해'였다

이 사건 이후 외부에서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중국인 전체를 모욕하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사건이 "외교 차원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을 모욕한 기업과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이 너무 지나치다는 견해도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이들은 그저 이 행렬에 참여해서 얼마나 중국을 사랑하는지 보여주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