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평양이 '매력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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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평양 지하철에서 캘빈 추아. 그는 평양의 새로운 도시 지도를 만들고 있다

김정은 체제하에 평양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띄게 변했다고 알려졌다. 과연 평양도 몇 년 후 '매력 도시'가 될 수 있을까?

도시 디자인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이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 출신 도시 개발 및 부동산 전문가인 캘빈 추아(Calvin Chua·34)다.

캘빈 추아는 2014년 하노이와 하롱베이에서 북한 관료 등을 인솔한 경험이 있다. 당시 추아는 '부동산 개발', '토지소유권' '재산권' 등과 같은 북한인에게 다소 낯선 개념을 가르쳤다.

특히 당시 추아가 인솔한 북한인들 상당수가 원산 특구 개발 담당자들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북한은 원산과 같은 특별지구에 한해서 토지를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새로운 부동산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알려졌다.

추아는 지난 10개월 작업 결과물로 평양의 새로운 도시 지도를 24일 발표했다. 제목은 '프로덕티브 평양', 즉 생산적인 평양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 그를 만났다.

그는 BBC 코리아에 도시로서의 평양이 "기존의 사회주의 건축과 설계를 간직한 채, 도시 계획을 통해 더 살기 좋고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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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5년 평양의 스카이라인

추아는 조선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 프로그램 매니저다. 조선익스체인지는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둔 대북 교류단체다.

이 단체가 탄생한 배경은 간단하다. 북한에도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나올 수 있고, 위워크와 같은 창업 인큐베이터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됐다. 이 단체는 베트남, 싱가포르, 평양 등에서 북한인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추아의 경우 지난 10년간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했다. 그는 왜 평양의 개발에 주목할까.

하롱베이 vs 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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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4년 싱가포르의 최고층 공공주택에서 북한 특구 개발 담당자들을 교육하는 캘빈 추아

Q. 2014년에 북한인들 교육을 위해 하롱베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제일 관심 있 부분은 무엇인가?

원산이 관광에 중점을 둔 특구였기 때문에 하롱베이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교육에 참여한 북한인들은 정책결정자, 연구자 등으로 다양했고 소속도 달랐지만 상당수가 원산특구개발 담당자였다.

제일 관심 있던 분야는 땅값을 정하는 것, 외국인 개발자들에게 토지를 임대하는 것이었다. 경제특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도 궁금해했다.

재산권, 토지임대권은 국가들이 다 다르게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모델들을 알려줬다. 일종의 뷔페처럼 이런저런 모델을 배울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Q. 새로운 도시 지도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지도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지난 6~8년간 평양은 급속도로 개발됐다. 이를 분석하고 싶었다. 도시디자인, 주택의 질, 인구밀집도 등을 조사했다.

기존 지도 작업과 이번 지도 작업이 달랐던 점은 이번 지도가 도시 개발이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나아가 평양에서 앞으로 비즈니스나 창업이 더 활성화되려면 어떻게 공간 활용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인구밀집도 3~4배 정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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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선 익스체인지에서 진행한 도시 디자인 워크샵에서 나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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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선 익스체인지에서 진행한 도시 디자인 워크샵에서 나온 제안

Q. 접근이 제한적이었을 것 같은데, 지도 제작은 어떻게 이뤄졌나?

우선 오픈스트리트맵, 구글 어스와 같은 온라인상의 GIS(지리정보시스템)를 다운로드하고, 우리가 확보한 평양의 사진과 비교하고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10개월 동안 지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평양을 방문한 것은 한 번이다. 조선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과거 경험을 주로 활용했다.

100% 정확할 수는 없다. 정확한 지도 제작을 위해서는 현지 조사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조사 목적을 위해서는 충분했다고 본다.

Q. 지도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우선 김정은 지도하에 최근 조성된 '미래과학자거리'와 '여명거리'로 이 지역 인구밀집도가 3~4배 정도 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구시가지인 '광복거리'와 '통일거리'를 비교한 자료는 북한 당국이 더 효율적인 토지 이용과 보행자 위주의 컴팩트한 도시 디자인을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이는 새로운 거리를 형성하는 것 대신 구시가지를 이 같은 방법으로 재생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부동산으로서의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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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해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모습

Q. 부동산과 인프라 개발에 있어, 북한에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우선, 부동산 소유권 관련 규제가 명확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로서 나는 무엇보다 재산권이 보호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투자가 설비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즈니스일수록 더 그렇다.

원산의 경우 제재받고 있는 5년이라는 기간 내에 설계에서 건설까지 마무리됐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관광객과 투자자를 유치했는지는 투명하지 않다.

두 번째로, 건설의 질도 개선해야 한다. 건축 설계자와 시공자 간 격차가 있다. 설계자들은 기술이 뛰어나지만, 건설업계는 아직 기본적인 건설 장비와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Q. 도시로 평양이 어떻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나?

평양이 다른 아시아권 도시처럼 특징 없는 고층 빌딩 숲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과거 사회주의 건축과 설계의 긍정적인 부분을 살리면서, 도시 계획을 통해 더 살기 좋고 경제적으로도 생산적인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금융 도시에서 좋은 공공장소란 보행자 위주의 컴팩트한 디자인을 말하고, 사회주의 도시에서는 더 큰 공원을 말한다.

추구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좋은 도시 계획은 정치나 경제 체계에서 독립성을 갖는다.

평양에 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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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6년 주체 타워에서 다른 외국인 강사들과 캘빈 추아

Q. 홍콩 위워크에 북한인을 데려간 적이 있다고 들었다. 반응이 어땠나?

내부 공간의 질에 매우 감탄했고, 직장이 재밌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런 개념의 공간이 가능할지에는 의문을 가졌다.

2015년 프로그램에서 북한 설계자들에게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기존 식당에 미팅룸을 만들었다. 아마 이것이 현재 북한에서 가능한 공유 오피스가 아닐까 싶다.

Q. 조선익스체인지가 평양에 소개하고 싶은 '물리적인 공간'이란?

현재 조선익스체인지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는 '6.12 싱가포르 센터'를 평양에 짓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생기면 북한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인맥을 쌓고 토론하고 협업할 수 있을 것이다.

'6.12 싱가포르 센터' 내에 생기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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