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증…"제재 능가하는 관광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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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금강산 호텔 직원

대북제재 여파로 지난해 북한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관광 산업을 통해 오히려 더 큰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부연구위원은 21일 공개한 '북미 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와 무역 외 수지' 보고서를 통해 관광은 경제개발 초기 현금을 벌 수 있는 최적의 산업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무역총액은 미화 24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은 88% 줄었지만,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인의 수는 대폭 증가했다.

중국 관광통계국에 따르면 북한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7월부터 급증했으며, 2018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1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6월 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대련을 방문한 5월 즉, 제2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는 풀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 정상과 각각 회담할 때마다 북중 관계가 친밀해졌고 중국인의 대북 인식 역시 조금씩 개선되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정은이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이 국가 정책이 아닌, 중국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이 제재를 완화시켜 준다거나 정책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한 게 아니다. 지금도 중국은 대북제재를 확실히 이행하라고 하고 있고 지방 단속도 심하다. 중국 내 민중들이 알아서 '아 북한 좋네, 관심 있네, 평양 한번 가보고 싶네' 이렇게 자발적으로 아래에서 일어났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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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중국, 미국 정상과 각각 회담할 때마다 북중 관계가 친밀해졌다

보고서는 또 이런 현상이 북한 여행에서 질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반나절 또는 하루가 소요되던 신의주와 라진 관광이 인기였다면 지난해부터는 오히려 장거리 코스인 평양과 원산, 청진 등으로 확대됐다.

이는 여행 상품의 가격이 크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의주 여행 상품은 2월 현재 인민폐로 780 위안, 한국 돈 13만 5천 원 수준이라면 평양은 최대 4천 위안, 67만 원 가량 소요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120만여 명의 중국인이 1인당 최소 미화 300달러를 사용했다면 지난해 한해 동안 북한이 벌어들인 관광 수익은 3억 6천만 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수출을 통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지금 제재 상황에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다. 언제 제재가 풀릴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것을 통해 단계적으로 자발적으로 제재가 조금씩 완화되고 풀릴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처럼 힘든 상황에서 이게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북한이 인식해서 좀 더 정치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오면 경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엔 안보리가 2017년부터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부과해 오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다.

특히 서방에서 북한 경제의 안정 지표로 활용하는 환율, 쌀 가격을 보면 2019년 1월 현재 2013년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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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중국 관광객이 평양을 가려면, 최대 4천 위안(약 67만 원)이 든다

1월 기준 평양의 쌀값은 1kg에 북한 돈 4800원이다.

북한 물가를 집계하는 데일리엔케이 이상용 편집국장은 이런 현상과 관련해 "우리가 모르는 경제 정책 같은 것들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그런 것들을 상쇄할 수 있는 그런 경제 정책이나 내부적인 요인들이 시장화를 중심으로 해서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와 관련해 정은이 부연구위원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적응하고 내구성을 향상하는 일종의 '제재의 역설'이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이미 일정 정도 이미지 개선과 무역 외 수지 개선이라는 보상을 받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대화로 나와야 할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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