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살라 사망으로 본 축구 이적시장의 문제

살라는 비행기 추락 당시 프랑스 낭트에서 영국 카디프로 이동 중이었다 Image copyright LOIC VENANCE
이미지 캡션 살라는 비행기 추락 당시 프랑스 낭트에서 영국 카디프로 이동 중이었다

카디프 시티와 FC 낭트가 에밀리아노 살라의 이적료 1500만(약 223억 원) 파운드를 두고 여전히 논쟁 중이다.

살라는 아르헨티나 출신 스트라이커로 지난 1월 카디프 시티로의 이적 확정 뒤 경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영국 해협에 추락해 숨졌다.

카디프는 이적료 지급을 잠시 보류했다. 카디프 측은 사고에 관한 구체적인 "해명"을 듣고, 비행기 추락 사고 조사가 완료되기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사고는 오히려 축구 세계에서 이적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낭트는 이적료 지급을 미룬 카디프에 법적 경고장을 보냈다. 카디프는 지급에 앞서 낭트에 10가지 질문 목록을 전달했다.

낭트가 정한 이적료 지급 마감일인 지난달 28일 카디프 시티 관계자는 "우리는 두 클럽이 맺은 합의를 존중하며 여전히 공정성과 책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이 비극적인 사고와 관련된 사실들을 확인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더 많은 논평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적료 논쟁이 벌어진 시기와 분위기는 많은 이에게 의문을 남겼다. 분명한 건 살라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으면 이 같은 논쟁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논쟁은 지금까지 어떻게 선수들이 이적했는지를 두고 화두를 던진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축구계에서 "브로커"가 연루된 사례들이 관건이다.

브로커들은 선수를 대신하고 선수 이익을 대변하는 에이전트와는 다르다. 에이전트는 선수 커리어와 관련된 쪽에서 일한다. 선수가 팀을 옮기고 싶어하면 에이전트가 조언하거나 다른 팀을 주선한다. 에이전트는 이런 일만 한다.

반면 브로커는 오로지 클럽 간 선수 이적에 관여한다.

진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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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맥케이의 이메일이 공개되며 브로커 시스템이 어떤지 알려졌다

오래전부터 클럽이 특정 선수를 원하거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옮기고 싶을 때 선수 이적이 성립됐다.

그러나 브로커는 아무런 근거 없이 선수를 이적시키는 일을 한다. 브로커는 팀을 떠날 생각 없는 선수를 심지어 그 선수를 모르는 팀으로 이적시킨다.

브로커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이런 일을 맡는다. 선수에게 소속돼 보수를 받는 에이전트와 다르게 브로커는 거래를 성사시켰을 때만 수당을 받는다.

이런 구조는 브로커들이 더 많은 성과보수를 얻기 위해 이적시장을 휘젓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선수들이 만족하는 팀에 있더라도 이적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왔다.

살라 이적에 관여한 브로커였던 맥케이의 이메일이 공개된 이후에서야 축구 이적 시장의 내막이 널리 알려졌다.

맥케이는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가 본인 이메일을 폭로한 이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나는 진실이 드러나길 원한다. 이건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프랑스 리그 1에서 시즌 초반 파리 생제르맹의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에 이어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초반 성적을 거둔 살라는 낭트에서 완전히 만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살라의 좋은 성적은 맥케이의 흥미를 끌었다. 맥케이는 살라를 이적시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 느꼈다.

맥케이는 살라에게 "우리는 여러 이적을 성사해냈어! 지금까지 600건 이상인데 그 중 디디에 드록바, 아넬카, 파예, 세리, 앙귀사도 있어"라고 편지를 보냈다.

맥케이는 살라가 나중에 "맨체스터, 리버풀, 첼시"로 이적할 것이며 지금은 카디프 시티로 이적이 선행되야 한다고 약속했다.

맥케이는 본인이 에이전트가 아닌 브로커라며 역할을 확실하게 정했다. 그는 "우리는 개인적인 일엔 관심이 없어. 경제 상황, 휴가, 육아, 그런 건 우리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클럽들 관심을 끄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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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카디프 시티는 살라 이적에 관해 10가지 의문을 던졌다

맥케이의 이메일에는 그가 살라를 다른 클럽에 제안할 수 있는 허가를 받으려고 어떤 식으로 낭트에 접근했는지 나와있다.

맥케이는 이메일에서 가능한 쉬운 말로 모든 걸 낭트에 설명했다.

"우리가 '선수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아버지'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결국 에이전트도 돈에만 관심이 있다. 물론 누구나 큰 돈을 원한다. 우리가 클럽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 감정적인 게 아니라 우린 그냥 사업하고 있을 뿐이다."

피파는 이미 이 같은 업무를 에이전트들에게 되돌릴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특히 브로커들이 받아온 수수료를 두고 살라의 사건이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브로커들이 받는 수수료를 사실 무제한에 가깝다.

브로커들이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아 브로커를 견제할 만한 규제는 없는 상태다.

맥케이가 영국 언론에 살라 소식을 전하면서 얼마나 이적료를 끌어올렸는지, 맥케이 본인이 결국 그 이적료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떼갔는지가 이메일을 통해 폭로됐다.

맥케이는 살라에게 "우리는 언론에 웨스트햄이랑 에버튼이 너를 원한다는 정보를 흘릴 거야. 너에 대한 다른 클럽의 관심을 자극하기 위해서야"라고 전했다.

"이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며 선수들은 오해할 수도 있어. 그렇지만 이 정도 '소란' 없이는 누구도 널 알지 못해. 솔직히 말하면 (잉글랜드 팀은) 프랑스 팀에 관심 없어."

카디프 시티는 이적조항에 따라 보르도가 이적료의 50%를 받아갈 것이라는 점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카디프 시티에겐 살라의 몸값이 과도하게 책정된 된 이유라고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맥케이의 메일을 보도하면서 다른 기자들은 매체를 이용해 브로커가 어떻게 이적을 성사시키는지에 관해 입을 열었다.

데일리메일 스포츠 칼럼니스트 마틴 사무엘은 이런 방법을 "가장 오래된 속임수"라고 평했다.

추후 지급

사무엘은 축구팀이 언론을 이용해 특정 선수를 팔 것이라는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리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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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2월 발견된 살라가 탄 비행기 잔해

"돈캐스터쪽에서 '아스널이 우리 오른쪽 풀백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5만 파운드에 그를 보내줄 수 있다'라고 전화했다. 아스널이라고? 아마 사실이 아닐 것이다. 언론에 그 선수 정보가 실렸다면 선수를 확인해보려고 뉴캐슬이나 에버튼에서 스카우터를 보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걸 보니) 아마 그들이 몸값 4만 파운드를 불리려고 벌인 짓인 거 같다."

사무엘은 이런 경우가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디프가 진지하게 이런 이유로 큰 금액을 지불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번 사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디프는 낭트가 제3자 소유에 관한 피파 규정을 어겼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를 들며 카디프는 이적료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

만약 카디프가 곧 지급을 마친다면 사건이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반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 살라 비극의 여파는 피파 재판소까지 긴 시간 이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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