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비난 쏟아지는데...사립 유치원은 왜 개학연기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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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사립유치원 집단휴업에 따라 공립·병설유치원 등에서 임시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치원이 새 학기를 여는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후 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을 철회하라며 '개학 연기' 선언을 했다.

이 같은 결정은 개학 직전에 학부모들에게 통보돼 학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한유총에 따르면 전국 사립 유치원 4220여 곳 가운데 1500여개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추산으로는 경기 83곳, 경남 75곳, 경북 63곳 등 381곳이 개학을 미룬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정부가 일부러 축소 발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개학 연기 사립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시정명령을 내렸으며, 5일에도 문을 열지 않으면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별 공립 유치원 및 국공립 어린이집 등을 동원하는 등 긴급돌봄 체계를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유치원을 승인 없이 문을 닫는 것은 불법이며 벌금이 부과된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유치원에서는 개학 연기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는 유치원들이 남아있다.

왜 일부 사립 유치원들은 단체로 개학을 연기하고 물러날 수 없다고 외치는 것일까?

개학연기 결정 배경은?

이 논란 뒤에는 지난 11월 나온 '유치원 3법'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이 법이 나오기 한 달 전 일부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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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11월 김용임 한유총 비대위 대외협력부장이 교육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밤낮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명단 속 사립 유치원 가운데는 정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가방과 콘돔 등 성인용품을 구매한 원장이 있는가 하면, 흙침대나 김치냉장고를 사는 등 공금을 빼돌린 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사립 유치원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정치권도 근본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 결과물이 '유치원 3법'으로 불리는 사립유치원 개혁법이다.

그러나 한유총은 '자율성을 침해하고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과도한 규제 행위'라며 바로 반박했다.

유치원 3법이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3가지 법안.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해서 박용진 3법으로 불리기도 하고 유피아(유치원+마피아) 3법으로도 불린다.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치원 평가 정보에 대한 학부모의 접근권을 늘리는 내용 등이 대표적이다.

1. 유아교육법 개정안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 등 공적 기관이 유치원 회계관리를 하도록 유아교육정보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다.

특히 '에듀파인'과 같은 국가 관리 회계시스템 사용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한다.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이 이름을 변경해 다시 문을 열 수 없도록 유치원 설립을 제한하는 부분도 포함돼 있다.

2. 사립학교법 개정안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유치원 원장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하는 안.

현재 대부분의 사립 유치원은 원장이 설립자를 겸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유치원에서 비리가 발생했을 때 징계를 하고 받는 대상이 같아진다. 징계위원회 구성 등의 권한이 사립학교 경영자에게 있는 현행법상, 문제가 생기면 '셀프 징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3. 학교급식법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에는 학교급식법을 적용한다. 그동안 각종 유치원에서 영양상으로 불균형한 저질의 급식 사례가 나와서 화두가 됐었다. 이를 위해 급식 업무는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이나 업체에만 위탁하도록 했다.

유치원 3법이 통과되면 전국 대부분 유치원이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사립 유치원은 유아교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국 유치원생은 2018년 기준 67만 5998명으로 그 중 50만 3628명, 약 75%가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유치원은 사유재산 VS. 비영리 기관

사립 유치원 등이 대규모 소속된 한유총 쪽에서는 유치원 3법이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 확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우려한다.

자기 땅에 본인 돈으로 건물을 지었고, 사유 재산을 공공업무에 투입했기 때문에 설립자의 몫을 배려해야한다는 것.

이 때문에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시설 사용료 항목'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립 초중고등학교처럼 교사 인건비를 전액 지원하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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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2월 25일 한유총은 '에듀파인 의무도입 반대'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이런 주장에 교육부는 지난 11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사립 유치원은 사립학교법과 유아교육법상 법적으로 학교이자 비영리 교육기관이며, 자발적으로 설립기준에 따라 인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영리법인인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설립하지만 공익 서비스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세제 혜택도 받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현행법상 사립 유치원은 취득세, 재산세를 낸다.

그러나 면세대상으로 구분돼 감면 혜택을 받고 부가가치세를 면제받으며, 각종 지원금도 받고 있다.

이런 비난 속에서 사립 유치원 60여 곳은 지난 해 말, 2019년도 유치원 원아모집을 거부하고 폐원통보를 했다.

논쟁은 계속되다가 원아모집을 한 일부 사립유치원마저도 3월 결국 개학 연기 결정을 강행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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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개학 연기 유치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학부모 반응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주말 '한유총 퇴출' 등을 요구하는 제안이 쏟아졌다.

용인에 거주한다는 한 워킹맘은 "유치원으로부터 일방적인 입학연기 공지를 받고 지금까지 불안에 마음 졸이고 있다"며 "아이들에대한 사랑, 부모와의 약속보다 이익이 우선인 이러한 유치원 원장은 영원히 교육계에서 추방되어야 마땅하다"는 글을 올렸다.

3일 경기 용인에서는 학부모 100여 명이 모여 개학 연기를 규탄하는 집회도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김한메 위원장은 "이 일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들의 삶을 파괴하는 '유아교육 농단'으로 규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개학 연기를 강행한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은 오는 5일 오전 '한유총 법인설립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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