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북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지속여부 조만간 결정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월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위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을 나서고 있다 Image copyright News1
이미지 캡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월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위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을 나서고 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5일 오전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선희 부상은 미국이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강조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중단 등 변화를 보였지만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의 일괄타결을 수용할 수 없으니 미국 측 입장 변화 없이는 추후 북미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최선희 부상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계속할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짧은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북한의 추가 행동에 대한 공식 성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선희 부상은 다만 북미 정상 간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이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판이 깨질 수 있다고 위기감을 조성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기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침묵해온 북한이 협상 중단과 미사일 시험 재개를 앞세워 대미 압박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박사는 미국 측 압박에 대한 북한의 맞대응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 전부터 이야기했던 그 점을 강조하는 거라고 봐요. 최근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니까 북한도 반발하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일종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기 싸움, 심리전의 성격이 강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더욱더 강한 어조로 미국을 압박할 경우 북미 관계는 장기적으로 상당히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신 박사는 지적했다.

아울러 북미 관계 고착이 지속된다면 북한이 체제 생존을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 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껴안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핵-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박사는 "북한도 말로는 미국에 대해 강경책을 시사하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실질적인 도발로 이어지기보다는 대미 강경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외교적 배후지를 마련하는 그런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는 현지시간 14일 모스크바에서 외무차관급 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한반도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미 협상 판이 엎어질 경우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제기되던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또다시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북핵 불용,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북한 핵 문제를 군사적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고수해오고 있다는 말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어야 철도 및 가스관 연결, 농업 등 남북러 3각 협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고재남 교수의 설명이다.

"(러시아가) 북한 핵 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갖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는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찬성을 했고 또 나름대로 표면적으로 성실하게 대북 제재에 동참을 해오고 있는 겁니다."

세종연구소 정은숙 선임연구위원 역시 미러 관계가 현재 불편한 상황임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략문제, 시리아, 우크라이나 이런 문제로 해서 미러 관계가 상당히 안 좋아요. 또 러시아 경제가 북한을 지속해서 지원할 여지도 없고 제재 때문에 에너지도 외부에서 들여올 수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인 이득을 보기가 어렵고 오히려 지금 미국이 하노이 이후에 북한의 대외활동을 주시하게 됐어요. 이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하고 관계가 악화된 러시아, 경제가 어려운 러시아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계산을 하겠죠."

한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청와대는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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