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정치 문제되는 순간 실패'...'북한 핵 포기할 생각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뉴스 1
이미지 캡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 기구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최근 한국 정부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으며 곧 실무추진단이 구성될 계획이다.

그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데 대해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공동 대응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활용해 미세먼지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비핵화 정의에 있어서 북한과 미국의 기본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합의한 것은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북핵의 CVID식,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가 아니라 사실상 북핵 활동의 동결 플러스 미국 핵우산의 제거로 이해해 왔던 것입니다. 이는 1991년 김일성 주석이 주장하던 비핵화 개념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없습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 임한 북한의 입장은 현재 보유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동결하는 선에서 미국과 타협하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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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인 25일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에 마련된 간이 쉼터에 공기청정기가 설치 돼 있다

회담을 통해 북측 의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대응으로 뚜렷하게 드러났다고도 강조했다.

"결국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현재 개발한 핵은 두고 더이상 핵을 생산하지 않겠다, 핵 동결이죠. 미사일을 폐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미사일도 동결하고 더이상 시험하지 않겠다, 이 정도로 하노이에 임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 전 총장은 하노이 협상의 결렬은 실망스럽지만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김정은 위원장의 이해와 의도가 분명해진 만큼 장기적으로 꼭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해졌다는 점도 또다른 성과라면서 북한의 살라미 전술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다시 말해 비핵화 단계를 하나하나 쪼개 각 단계마다 보상을 받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이어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한이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당장은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북한이 모종의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돌파구를 마련한다든지 어떤 상대방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늘 그런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어떤 도발을 할지는 모르지만 미사일 실험이나 여러 다른 국지적인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반 전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핵 보유국 외에 핵을 개발하고 시험해 핵보유국이 된 뒤 핵무기를 폐기한 나라는 없었다며, 북한이 이런 과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볼 수는 없죠. 국제적으로 보면 보유국 안됩니다. 인도, 파키스탄을 핵을 보유한 것으로 보지만 핵 보유국으로 NPT 조약에서 인정을 안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핵보유국으로 우리가 인정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미북, 남북한 간 핵 폐기 협상이 1991년부터 이뤄진 거 아니겠습니까?"

반 전 총장은 아울러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에 한국 정부가 더 확고하게 참여해야 한다며 특히 현재 흠집이 나 있는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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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을 시도했던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세 가지 정도의 비핵화 예상 시나리오가 나온다.

대북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유엔과의 협력을 늘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980년대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 당시에도 유아 지원, 긴급 식량 등에 대해 안보리가 제재를 해제한 사례가 있는 만큼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은 일정한 여건이 마련되어야 가능하다며 특정 단계에 도달하면 유엔이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반 전 총장은 설명했다.

"시기 등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도 봐가면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입장을 잘 보고 유엔의 규정들을 잘 살펴가면서 하는 게 낫지, 무조건 '우리는 하겠다' 마이웨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아주 책임 있는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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