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자꾸 미루는 습관' 고치는 현명한 방법

일을 미루지 않는 법은?
이미지 캡션 일을 미루지 않는 법은?

1787년 11월 3일 체코 프라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신작 오페라 '돈 지오반니'의 초연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는 분명 일을 미루는데 있어서도 선수였다. 오페라의 첫 공개까지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도, 도입 부분을 작곡하지 않고 하루 종일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

결국 모차르트의 친구들이 나서서 그를 뜯어 말렸다. 모차르트는 한 밤중에 집으로 돌아와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부인이 밤새 옆에서 때려가며 잠을 쫓은 결과 결국 곡은 완성됐다. 하지만 악보를 복사하고 연습할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예정된 저녁 공연은 미뤄졌다고 한다.

이미지 캡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모차르트도 마감 앞에서는 애를 먹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미루는 습관을 자랑처럼 여긴다.

심지어 '네셔널 프로크로스티네이션 위크(National Procrastination Week)'라 해서, 미루는 습관과 관련된 주간도 있다. (이 주간은 보통 3월초에 시작되지만, 이름 탓인지 종종 연기되곤 한다.)

하지만 2013년에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심각할 정도로 미루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저임금과 짧은 고용기간, 실업, 능력 이하의 일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다. 미루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더 받고, 이 습관 때문에 건강도 나빠진다는 사례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무계획이 돼라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무계획적인 시간표'를 만들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도 더 좋아질 수 있다

우선 "(해야 할 일에 대해) 무계획적"이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주단위 스케줄 표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표는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계획이다.

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거나, 운동을 한다든가,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 등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휴일이나 회의 같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일정을 추가한다.

핵심은 일과 관련된 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 '무계획적인 시간표'에는 "책을 쓴다", "프레젠테이션을 끝마친다", "시험을 복습한다" 같은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무계획적인 시간표"는 작가이자 심리학자인 닐 피오레가 1988년에 펴낸 책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원제 The Now Habit)'에서 처음 소개했다.

그 이후 추종자들이 생기더니, 블로그, 인터넷동영상, 다른 자기 계발 책 등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심지어는 심리 치료사들의 레퍼토리가 되기도 했다.

피오레가 미루는 습관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버클리 대학교 재직 시절이다. 당시 그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몇 가지 방법을 고안하고서, 1년 안에 박사 논문을 완성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사실 학생들은 논문을 쓸 때 보통 계획한 것보다 9~10개월 정도 늦게 완성한다. (기록에 따르면, 77년이나 걸린 경우도 있다. 물론 이 사례는 정상을 참작할만한 배경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처럼 논문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단체를 만들었다.

그 후 몇달 간 피오레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그는 "1~2년 내에 논문을 끝내는 사람들은 논문 쓰는데 3~13년 걸리는 사람들보다 더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논문을 빨리 완성하는 사람들은 맺고 있는 인간 관계나 참여하는 행사가 다양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주당 40시간씩 일을 하고 있었고요." 그는 논문을 쓰던 그 해, 매 주말 스키를 타러 다니기도 했다.

반면에 논문을 질질 끄는 사람들은 항상 괴로워 하고 있었다.

피오레는 "그들의 삶은 온통 일과 '해야 한다'는 표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이 아닌 다른 여러 활동으로 바쁜 사람들은 더 일찍 일을 시작해서, 한번에 30분에서 1시간 반 정도만 했다"고 말했다.

'무계획적인 시간표'는 해당 주에 자신을 설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다이어리를 들여다 봐도 지루한 회의가 이어지거나, (작가가 일이라면) '책 원고 쓰기' 같은 답답한 일로 가득차 있지 않아 효과적이다.

중요한 부분은 '조절'이다.

프로젝트에 전념한다고 점심도 굶고 운동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삶 속에 해야 할 일을 살짝 끼워 넣는 것.

내가 즐길 여가와 약속이 시간표에 산뜻하게 정리되고 나면,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정도인지도 분명해진다. 그 다음에는 할 일을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미루는 습관...왜?

그런데 우리는 왜 바로 하면 될 일을 두고, 몇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부글부글 끓는 것일까?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심리학자 제인 부르카와 레오나 연은 "미루는 습관: 왜 미루고,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책을 썼다. 이 책 역시 '무계획적인 시간표'를 말한다.

이 책의 저자들 역시 피오레처럼 버클리에서 일을 했다. 당시 그들은 논문을 쓰면서 학생 상담센터에서 일했는데, 일을 미루는 습관을 가진 학생들을 돕다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과 상담하던 두 사람은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시간에 대해 모호하고 비현실적으로 말 하거나, 생산성의 최대 적인 완벽주의에 빠져있는 것 등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중요한 일을 미루는 습관에 심리학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부르카는 미루는 사람 대부분이 자존감이 낮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를 설명하며 그는 "더 이상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시간을 끈다면, 남들이 그 결과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과가 실망스럽다면 미룬 것을 탓하는 게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며 " 마지막 순간까지 잘 해보려고 했다면 불가능하지만 끝까지 해보려 했다는 기분도 갖게 된다" 등의 심리를 설명했다.

이 지점에서 '무계획적인 시간표'의 다음 단계가 시작된다.

주간 계획을 만든 후에는, 너무 원대하고 버거운 계획은 피해야 한다. 대신 15분이면 충분한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하자(15분 룰).

누구나 그만큼의 시간은 집중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을 목표로 삼아라

완결보다는 시작을 목표로 삼는 지점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목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르카는 "이 방법은 거침없이 몰아치는 게 아니라, 한 번에 조금씩 해도 진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피오레는 포비아(공포증)를 가진 사람들을 돕다가 15분룰을 떠올리게 됐다.

그는 "일을 미루는 습관을 일에 대한 공포심으로 봅니다"라며 "위협적이거나 무섭다고 규정하면 보통 회피하기 마련입니다. 극복하려면 조금씩이라도 마주해야 합니다."

일 미루기 습관이 정신 건강상의 문제라는 시각은 점점 더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얻기 쉽다는 연구도 있다.

2014년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가진 학생들이 일을 미루곤 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만약 모차르트가 오늘날 태어났다면, 그는 분명 ADHD 나 투렛증후군 진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다.

언어를 바꿔라

마지막으로 피오레는 일을 표현하는 언어를 바꾸라고 조언한다: "해야 한다"보다는 "선택한다"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일에 대한 프레임이 약간은 긍적적으로 바뀌고, 소파에서 뒹굴거리고 싶은 마음과 일하러 가야한다는 생각 사이의 혈투가 어느정도 줄어들 수 있다.

그는 "수술을 선택하고, 학교를 졸업하기로 선택하고, 어려운 것을 선택하는 등 '피하지 않고 마주하겠다'는 선택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 이제 도저히 목전의 일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서, 수십 번씩 소셜미디어를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면, "일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할당해야 해", "이것을 지금 끝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지 마라.

아이러니하게도, 15분 정도만 일하고 나가서 노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