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버닝썬 사건' 이후 경찰이 검거한 마약사범은 994명

(캡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연이은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이 한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마약 파문은 '버닝썬 사건'에서 시작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 자녀, 그리고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까지 확대됐다.

마약 사건은 이처럼 주로 재벌 3세와 연예인들이 연루됐거나, 범죄 영화의 단골 소재였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과연 마약이 '그들만의 이야기'일까 의문이 든다.

'플리바겐(형량협상) 제도'

'버닝썬 사건' 이후 경찰이 검거한 마약사범만 해도 994명에 달한다.

불과 한 달 남짓한 짧은 단속 기간에 1000명 가까이 적발된 이유는 뭘까?

이번 단속이 '특별 단속'이었다는 것과 이외에도 여러 분석이 있지만, 마약 죄에 특수하게 적용되는 일종의 '플리바겐 제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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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들은 자신의 형량을 감형하기 위해 다른 공범들을 줄줄이 자백한다고 알려진다. 물론 거짓 자백일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은 추가 조사를 한다.

황하나 씨의 경우도 경찰에 연예인이 마약을 권유했다고 진술했고, 하일 씨도 과거 구속된 다른 마약사범이 "하일 씨와 함께 마약을 했다"고 진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마약과 SNS

한국의 마약사범 수은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류 범죄(대마·마약·향정신성의약품)로 단속된 사범은 2013년 9764명에서 2018년 1만2613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SNS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맞대면으로 이뤄지던 마약 거래가 온라인과 SNS를 통해 이뤄지면서, 일반인에게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구글, 유튜브, 트위터, 채팅 앱과 같은 플랫폼에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수많은 판매 글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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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하일 씨와 SK그룹 3세 최 모 씨도 SNS 등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인터넷 마약 거래 적발 방식은 여전히 수작업 위주이고 이제야 키워드 자동 검색 기반으로 전환 중이다.

'마약검사' 출신 김희준 변호사는 SBS뉴스에 "(마약 거래) 트렌드가 온라인 주문 방식, 인터넷 주문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동 검색 시스템을 도입해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즉시 적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빙산의 일각일지도

그렇다면 과연 지금까지 적발된 마약 거래가 한국의 마약 실태를 잘 보여줄까?

한 연구팀은 한국의 마약 실태에 관해 좀 더 포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부산대 환경공학부 오정은 교수팀과 호주 퀸즐랜드대 환경독성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다. 지역사회의 하수 속에 잔류하는 마약류 분석으로 해당 지역 전체 마약 소비량을 추정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 오 교수팀은 실제 마약 투약자가 적발된 마약사범보다 많게는 20배에 이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마약청정국 개념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마약 사범이 비교적 적은 국가로 알려졌었다.

이 때문에 과거 언론에서는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다"라고 보도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마약청정국의 기준이 '유엔이 인구 10만 명당 연간 마약 사범이 20명 미만일 때라고 한다'고 설명해 왔지만 실제로 유엔에서는 이 같은 기준을 정립한 적이 없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유엔이 발행하는 세계마약보고서에서 "마약청정국의 개념이나 지위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고 2014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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