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재 낙태죄 '헌법불합치'...'2020년까지 법 개정해야'

(캡션) 헌법재판소 앞 찬반시위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1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찬반시위

지난 1953년 제정된 이후 66년 동안 유지된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란 어떤 조항이 위헌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정 시점까지는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 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낙태죄를 당장 폐지하면 부담이 따르는 만큼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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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나는지 판단하는 헌법재판소

앞으로 어떻게 되나?

어떤 조항이 바로 효력이 없어진다면 사회적 혼란이 올 수 있을 때 주로 '헌법불합치' 판단이 내려진다.

단 헌재가 규정한 기한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낙태죄 조항이 개정되지 않으면 낙태죄 규정은 자동 폐지된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성을 인정하지만, 위헌과는 다르다.

기존에 낙태죄로 처벌을 받았던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단을 받을 수는 없다.

만약 헌재가 위헌 판단을 내렸을 때 2012년 합헌 결정 이후 낙태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들은 재심을 통해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

헌법소원까지 온 과정?

지난 2017년 산부인과 의사 A 씨는 낙태죄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A 씨는 '동의 낙태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다.

낙태는 언제 '죄'가 됐나?

'낙태죄'는 1953년 규정됐다. 형법상 낙태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 '자기 낙태죄' (형법 269조 1항)는 낙태한 여성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백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 '동의 낙태죄' (형법 270조 1항)는 수술한 의사도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

지난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낙태죄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인권위는 낙태죄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생명권 등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

2012년에 합헌은 왜?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가 헌재 심판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헌재는 낙태죄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관 4대4로 의견이 팽팽했지만, 결국 헌재는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돼야 하고,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게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태아 생명권을 임부의 자기결정권보다 더 무겁게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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