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5~6월 3차 북미정상회담 열릴 수 있어"

12일 영국 런던 BBC 스튜디오를 찾은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이미지 캡션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의 합의 결렬에 대해 "새로운 기회로 나아가는 일시적인 장애물일 뿐"이라며 낙관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오는 5~6월 중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2일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영국 런던 B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 방일이 계기될 것"

문 특보는 5월과 6월 두 차례 예정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붙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국빈 방문으로, 6월 말엔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회담 참석차 또다시 일본을 찾는다.

문 특보는 "지근거리인만큼 조율이 된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각자 선제조치 했어야"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 이후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려면 미국과 북한이 보다 선제적 조치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을 허용하거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및 발사대 등을 미국 전문가 참관 하에 폐기했더라면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mage copyright Alex Wong

문 특보는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그는 "제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이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제재 완화시 북한의 개혁개방이 빨라질 수 있고, 북한이 비협조적으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다시 강화할 경우 북한이 받을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회담에 외교적 흠결 없어... 문 대통령 역할 계속할 것"

이번 4.11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간 '실질적 단독회담' 시간이 2분 남짓에 불과해 소득이 없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이라고 일축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먼저 만난 데 대해서도 "과거에도 늘 있어 왔던 일"이라며 "외교적 흠결로 잡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앞서 하노이 회담의 합의 결렬 직후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남측은 중재자(arbiter)가 아니라 미국에 따라 움직이는 플레이어(player)"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한국 언론과 정치권에선 "북한이 문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중재자든 촉진자(facilitator)든 문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비핵화"라며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주도적 역할을 해야만 한다"며 "(북한의 한국 신뢰 여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그간 대미협상을 이끌어 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이같은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이 기존의 대미라인을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이들을 질책하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2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원하는 것에 대한 계산을 한 뒤 영변 핵시설을 완전 폐기하는 '스몰 딜'을 제안한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자국 잘못 없이 미국이 예측불가로 나온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제재 장기화 예상한 듯"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7차례 언급하며 자립적 경제토대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제재가 장기화될 것이고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엔 새로운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 흐름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을 만나 그의 의중을 파악해 달라고 한 만큼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이 먼저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후 해당 회담의 결과를 한미 정상이 공유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Image copyright Chatham House
이미지 캡션 문 특보는 12일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 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전략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문 특보는 영국 런던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전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며 전쟁과 핵무기, 북한 정권교체 등 3가지 요소가 없어야 한다는 기존 한국 정부의 대북전략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의 합의 결렬에 대해선 "새로운 기회로 나아가는 일시적인 장애물일 뿐"이라며 낙관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의 접근 방식이 예측 가능했던 것과 달리 미국의 방식은 상당히 예측 불가였다"며 볼턴 보좌관이 제시한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양국간 의견 불일치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