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악어 가득한 뻘밭에 갇혔던 커플 'Help' 글자 덕분에 구조

호주에서 조난 당한 커플이 남긴 '도와주세요(Help)' 표시

사진 출처,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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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조난 당한 커플이 남긴 '도와주세요(Help)' 표시

조난당했던 한 호주 커플이 영화에서처럼 '도와주세요(Help)'라는 글씨 덕분에 구조됐다.

연인인 샨텔 존슨과 콜렌 눌기트는 지난 14일 호주 북부 지역 립리버 국립공원에서 낚시 여행을 하다가 차가 물에 잠기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있던 반려견 에이스와 차 안에서 하루를 보냈다. 밀물이 들어오면 악어들도 같이 들어올까 봐 커플은 두려움에 떨었다.

눌기트는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습지에 갇혔고 옆에서 짠물이 흘렀다"며 "그날 아침에도 두세 개 정도 악어 흔적을 봤는데 그 길이가 5~6미터는 돼 보였다"고 말했다.

존슨은 "모래를 손으로 파내기도 하고 타이어 밑에 물건을 넣어 차를 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두렵고 걱정스러웠다. 그저 누군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했다.

존슨과 눌기트가 조난 당한 호주 북부 킵리버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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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과 눌기트가 조난 당한 호주 북부 킵리버 국립공원.

첫날 밤을 차에서 지낸 뒤 이들은 차를 버리고 근처 습지에 캠프를 차렸다.

음식은 거의 없었지만 다행히 생수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다행히 이들은 가족들에게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려둔 상태였다. 친척들의 신고로 구조대가 출동해 수색했지만 첫날엔 그들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진흙 위에 새긴 글씨와 습지 위에 피운 불 덕분에 이들은 수색 비행기 눈에 띄었고 구조될 수 있었다.

경찰 구조 책임자 딘 안드르제야첵은 "이들이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눌기트는 "우리를 찾아 나서서 도와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라고 CNN 인터뷰에 말했다. 이어 "거기에서 살아남아서 나올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