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독립운동 근거지→인기 관광지→북·러 회담 장소...블라디보스토크는 어떤 곳?

(캡션) 블라디보스토크 Image copyright Valery Sharifulin
이미지 캡션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과 역사적으로 밀접하다

이번 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러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가 거론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의 대표 항구도시이자, 러시아 동해 연안의 최대 군항지이자 전진기지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위치한 연해주는 북한과 접경지역이다. 한국과도 비행기로 1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다.

물리적으로 가까워서,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과 역사적으로 밀접하다.

최근에는 여행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 '가까운 유럽',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가 한반도에 갖는 의미를 알아봤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인기 관광지다.

하나투어 기준, 2019년 1분기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수요는 19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7% 증가했다.

대항항공, 아시아나항공, 러시아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직항노선을 운행 중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도 무안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에서 직항을 운행할 예정이다.

2014년 체결된 관광 무비자 협정을 통해 러시아 방문 문턱이 낮아지고, 최근 몇 년 간 러시아 여행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가 꾸준히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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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유튜브에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관련 콘텐츠

일본 만큼 가까운 유럽이고, 물가도 저렴한 편이고,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것들이 인기 요인이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BBC 코리아에 "국내 여행객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로 3박 4일로 '맛 기행' 위주의 여행을 많이 간다"며 "최근에는 크루즈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속초를 출발해서 일본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가는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지라는 점도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긴 철도인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점인 동시에 일부 관광객에게는 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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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코스타 네오라만티카호' 크루즈선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

이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의 흔적같이 한국 역사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의 탄압을 피해 애국지사들이 모여든 '신한촌'이 있고, 근처 우수리스크에는 대한민국 최초 임시 정부인 대한국민의회가 만들어진 곳이다.

또 이곳에는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1858~1920)의 집으로 알려진 곳이 있고, 최근 한국정부는 최재형 선생 기념관을 열기도 했다.

루스키섬(Russky Island)은 어떤 곳?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남쪽에 있는 976㎢ 면적의 섬이다. 과거 러시아 해군 기지가 있었던 이 섬을 러시아 정부와 블라디보스토크시가 극동 지역 관광지로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유명 관광지로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과 세계 최장 사장교인 루스키대교(총 길이 3.1㎞)가 있다.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해변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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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루스키 대교'를 통해야만 진입할 수 있어 보안에도 유리하다. 이 이유로 주변국 정상들과의 회담 장소로 자주 이용된다.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싱가포르의 센토사섬과 비슷한 지리 요건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표 대학인 극동연방대학의 캠퍼스가 이 섬에 있다. 바로 이곳에서 2012년 이곳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렸고 동방경제포럼도 열리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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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해 5월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이처럼 블라디보스토크는 관광 등에서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사실 러시아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고 당연히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과도 연대를 맺고 있다.

우선 물리적인 거리에서 모스크바보다도 북한 지도부가 있는 평양과 가깝다.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간 거리는 약 700㎞로 비행기로 1시간 30분, 열차로 하루 정도 걸린다.

도쿄신문은 "김 위원장의 첫 방러인 만큼 모스크바도 검토됐지만 거리가 멀고 김 위원장 전용기 문제도 있어 평양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가 회담지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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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해 '4월의 봄 친선 예술축전' 참가 차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공연단

블라디보스토크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출발점이라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매력적인 면이다.

현지 소식통은 한겨레에 "근처에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출발점이 있어서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북한 물류망의 중심인 철도 현대화는 경제 부흥에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 중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러시아다. 약 2만4000명이 러시아에 있다고 알려졌다.

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 등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연해주 등 극동 지역에서 건설·벌목·농업·어업 등의 분야에서 일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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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울란바토르의 북한 노동자.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북한 노동자가 상당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언급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말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결의를 채택했다.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는 BBC에 북한 노동자를 다 돌려보내면 북한에 "엄청난 타격"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있는 북한 해외 노동자 사안에 얘기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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