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발사체? 미사일? 한국 정부가 '미사일' 규정을 머뭇거렸던 까닭은

북한 열병식 미사일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북한이 1년 5개월 만에 발사한 '미사일'의 정체에 대해 논란이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미사일로 규정하는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데 논란이 일었다.

북한이 발사한 것이 미사일이나 아니냐가 갖는 정치적 함의가 크기 때문이었다.

지난 4일 북한이 무엇인가를 동해를 향해 발사했을 때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이후 '발사체'로 정정했다.

이후 군은 발사체의 정체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튿날 북한의 관영매체가 당시 발사한 무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장거리 방사포와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라 일컫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SS-26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복제 개발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발사 이후에도 계속된 논란

'발사체' 논란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국의 정부와 군 당국이 북한의 사진 공개 이후에도 발사체가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미 북한이 '유도무기'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미사일과 다름없지 않으냐는 질문에 합참 관계자는 즉답을 피하고 추후 확인 후 답을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틀 후인 9일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은 이미 4일에 문제의 발사체가 미사일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방부는 "현재 한미 정보당국에서 분석 중"이라는 것 외에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 정부는 9일 오후 북한이 또다시 '발사체'를 발사한 후에서야 '단거리 미사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오늘은 북한이 평안북도 지역에서 육지를 넘어서 동해안까지 발사했기 때문에 두 발 중 하나는 사거리가 400킬로미터를 넘습니다. 일단 단거리 미사일로 한-미 양국이 함께 추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와 가진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튿날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자 전문가들은 9일 북한이 발사한 무기가 4일 발사한 것과 동일한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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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런 방사포는 로켓으로 구분된다

발사체와 로켓, 미사일의 차이는 무엇인가?

'발사체(projectile)'란 말그대로 발사된 모든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돌멩이부터 총알, 수류탄, 로켓, 미사일 등 모든 것을 통칭한다.

그렇다면 로켓과 미사일은 어떻게 구분할까? 둘 다 자체적으로 추진 능력을 갖고 있지만 로켓과 달리 미사일은 유도 능력을 갖고 있다.

로켓은 어딘가를 겨냥하고 발사한 이후에는 통제가 되지 않는다. 발사 직전까지 조준을 잘했다면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다.

반면 미사일은 목표물을 향해 자신이 날아가는 각도 등을 꾸준히 보정한다. 발사대에서 이를 보정하기도 하고 탄두에 내장된 레이더를 통해 스스로 보정하기도 한다.

4일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는 로켓에 해당한다. 전술'유도무기'는 미사일에 해당한다.

발사체, 단거리/장거리 미사일이 갖는 정치적 함의

문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그리고 단거리 미사일인지 장거리 미사일인지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등에도 큰 정치적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

방사포와 같은 로켓의 경우 각각의 발사체가 갖고 있는 파괴력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북한의 경우 과거 장사정포들을 대량으로 휴전선 인근에 배치시켜 유사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전략을 취했다.

탄도미사일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단 한 발로도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게 가능하다.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유독 민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면 전체적인 군사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더라도 유사시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몇 차례의 발사 시험으로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전에 사용이 가능할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북한이 발사 시험을 계속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실전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해왔으며 아직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남쪽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실시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지난 4일 발사를 '도발'로 간주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진단했다.

정 박사는 "북한은 또한 이번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향후 남북 및 북미 대화에서 그들이 위협으로 느끼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이끌어내고 향후 안보, 특히 대북 안전보장 문제 이슈를 쟁점화하려는 전략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만약 "북한이 이같은 계산법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도 당분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담에서 4일과 9일의 미사일 발사 행위가 '훈련 발사'로서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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