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속 태아의 척추 수술, 가능할까?

세리의 아기 잭슨이 출생 후 병원 집중관리실에 누워 있다
이미지 캡션 세리의 아기 잭슨은 33주차 조산아로 태어났다

영국 웨스트 서섹스에 사는 29세 임신부 세리 샤프가 수술을 받은 건 임신 27주가 됐을 때였다.

임신 20주차 정기 검진에서 태아의 이분 척추증이 발견됐다.

스캔 검사 결과 태아의 척추와 척수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발육 중인 척추 사이에 있는 틈은 척수가 등 밖으로 부풀어 올라 양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척수 신경계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켜 사지마비, 다리 감각 상실 또는 방광 등 내장기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척수가 노출돼 있는 기간이 길수록 장애의 정도도 커진다.

세리는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았지만 인공 유산 수술은 거부했다. 대신 조산 가능성에도 불구, 세리는 이 실험적인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세리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며 "아이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고 BBC에 말했다.

자궁 속 태아, 수술은 어떻게 받을까

의사는 먼저 세리를 마취시켰다. 수술 도중 자궁 속 태아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어 세리의 대퇴부에 작은 구멍 3개를 내고 가는 카메라와 외과수술용 장비를 자궁에 삽입했다.

3시간의 수술 끝에 의사들은 양수에 노출된 태아의 척수를 제자리에 놓고 척수를 봉합했다.

킹스칼리지병원 신생아의학과 의사 마타 샌토룸-페레즈는 "섬세한 구조물인 태아의 신경계를 수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증 줄여주지만 완치는 불확실

최근까지 이 교정술을 받으려면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임상 결과 임신 중기에 수술을 받으면 신경계 손상과 이분 척추증으로 인한 출생 후 위험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영국 최초로 시행된 자궁 속 태아 이분척추증 수술에선 산모의 복부와 자궁으로 기구를 삽입하는 침습적 수술이 동반됐다.

킹스칼리지병원 신경외과 관계자 바젤 제비안은 복강경 수술이 산모의 자궁 손상 위험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궁 안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게 출산 후 합병증을 줄여주긴 하지만 아기를 완치시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 수술은 하지 기능을 향상시켜 출생 후 걷느냐 걷지 못하느냐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리의 아기는 임신 33주째 조산아로 태어났다. 출생 직후에도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관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세리는 이 수술이 아기에게 최상의 시작이었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아기에게 잭슨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세리는 "잭슨이 다리를 움직인다.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움직임에 제한이 있거나 전혀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잭슨 덕분에 하루하루가 자랑스럽다. 그는 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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