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 테헤란 시장, 권총으로 아내 살해

이란 테헤란의 모습 Image copyright Getty creative stock
이미지 캡션 이란 테헤란의 모습

모하마드 알리 나자피 전 테헤란 시장(67)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이란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둘째 부인 미트라 오스타드(35)가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자 나자피가 자수했다.

나자피는 기자들에게 총은 아내를 위협할 의도였다며, 난투극을 벌이다가 아내가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간부들이 나자피와 차를 마시며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인들은 경찰이 살인 용의자 나자피를 대하는 방식이 일반 시민을 대하는 방식과 극명하게 대조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카림 사드잣포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이 영상을 두고 "위선"이라고 지적하며 "나자피는 수갑도 차지 않고 테헤란 경찰의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테헤란 시장을 지낸 나자피는 이란 교육부 장관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한때 하산 루하니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내기도 하는 등 노련한 개혁파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어린 소녀들의 춤 공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테헤란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아내, 어쩌다 사망했나

나자피는 기자들에게 자신은 아내 오스타드와 따로 살았고, 이혼동의를 받으려고 했지만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말다툼 끝에 나자피는 장전된 총과 베개를 들고 오스타드가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고 한다.

나자피는 "총기를 본 아내는 겁을 먹고 몸을 날렸다"며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그때 총을 쏘게 됐다"고 주장했다.

나자피는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도 생각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법적 수단을 통한 것"이라 생각해 자수했다고 했다.

테헤란 경찰서장은 나자피의 총기 소유 허가는 4년 전에 만료된 상태라고 언론에 발표했다.

현지 반응은?

아내를 살해했지만 특별 처우를 받고 있는 나자피를 두고 소셜 미디어에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는 "권력과 연줄이 적절한 사법 행위마저 막을 수 있냐"며 비난하는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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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모하마드 알리 나자피 전 테헤란 시장

나자피가 경찰서에서 차를 마신 시간이 라마단 기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슬람 성월 라마단 기간 중 이프타르(라마단 기간에 무슬림이 먹는 저녁 식사) 식사 전에 일어난 일이라는 주장이다.

한 사람은 이에 대해 "그렇다면 살인으로 금식마저 깼단 말인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란은 라마단 기간 금식을 어기면 처벌받을 수 있다.

라마단 단식을 깬 혐의로 기소된 남성과 언쟁을 벌이는 경찰관들의 사진도 같은 시기에 올라왔다. "경찰이 살인자를 어떻게 대하고, 공공장소에서 단식을 어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비교해 보라"라는 글이 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호세인 라히미 테헤란 경찰서장은 이프타르에 맞춰 음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ISNA 통신은 라히미 경찰서장이 "이프타르 시간이 됐을 때 사건 담당자에게 차를 내오면서, 나자피에게도 차가 제공됐다. 인도적 행동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의무적 히잡 착용을 언급하며 경찰의 태도를 비판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나자피가 히잡법을 지키지 않아 구속된 여성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면, 우린 경찰청장의 화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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