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처벌 강화: 맥주 한잔은 괜찮나요?..음주 사고시 최대 무기징역

故 윤창호 음주운전 가해자 구속영장심사 출석 Image copyright News1
이미지 캡션 故 윤창호 음주운전 가해자 구속영장심사 출석

오는 25일부터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 기준이 강화된다.

이제 음주운전 중 사망을 초래한 가해자는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받을 수 있다.

음주운전의 정의, 왜 위험한지, 자전거도 처벌받는지, 개정된 처벌 규정은 뭔지, 동승자 처벌 기준 등을 정리했다.

끊이지 않는 사고…. 매년 560여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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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음주운전 규탄 기자회견 갖는 시민단체

지난 5년간 한국에서만 2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주운전 사고로 숨졌다.

지난 해 카투사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만취 운전자의 차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 씨도 그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 5일 한국에서만 5년간 11만 건이 넘는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년 평균 2만 2천여 건으로 하루 60여 건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5년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2천 800명이 넘었고, 부상자는 20만 명이 넘었다.

매년 560여 명이 음주운전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자전거, 전동킥보드도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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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에 대한 도로교통공단의 공식 정의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것'이다.

여기서 자동차 등은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덤프트럭, 노상안전기 등을 포함한다.

그러면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은 어떨까?

우선 전동 킥보드를 취한 상태에서 타는 것도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동력 장치가 달린 킥보드는 '원동기 자전거'로 분류돼 배기량 50cc 미만 오토바이와 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광주에서 술에 취한 채 전동킥보드를 타고 행인을 들이받아 전치 2주 상해를 입힌 가해자도 처벌을 받았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 24시간 준법 강의, 40시간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받았다.

음주 상태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지난 9월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법률안 위반이다.

자전거 음주운전 처벌은 한국 외에 독일, 일본, 영국, 호주, 미국 일부 주에서도 시행 중이다.

어느 정도가 '취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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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은 자동차와 자전거 모두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기존 0.05%보다 크게 낮아졌다.

여기서 혈중알코올농도는 혈액 속의 알코올의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퍼센티지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도로교통공단은 혈중알코올농도 0.05%가 체중 70kg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 평균적으로 소주 2잔(50mL), 양주 2잔(30mL), 포도주 2잔(120mL), 맥주 2잔(250mL) 정도를 마시고 1시간 지난 경우에 해당된다고 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맥주 1잔쯤은 마셔도 운전할 수 있다는 상태라는 소리일까?

아니다.

도로교통공단이 비록 평균치를 제시해놓긴 했지만, 체질이나 체중, 성별, 음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도로교통공단은 '한 잔의 술이라도 마셨을 때는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왜 위험한가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운전 행동능력이 떨어진다.

대표적으로 시야가 제한되고, 공간 지각능력이 저하되며,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갑작스러운 빛의 노출에 일시적으로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

또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시 반응속도는 비 음주 시 반응속도에 비해 크게 느려서 돌발 상황 발생 시 사고 위험성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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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투리시(Turrisi, 1997)와 같은 학자들은 제재 강화에 회의적이다

강화된 처벌 규정

우선 앞서 언급했듯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기존 혈중 알코올 농도 0.05퍼센트에서 0.03퍼센트로 낮아졌다.

따라서 이전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퍼센트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됐지만 이제 0.08퍼센트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고,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이면 바로 면허가 정지된다.

처벌 기준 역시 최고 징역 3년 또는 벌금 1천만 원에서 최고 징역 5년 또는 벌금 2천만 원으로 높아졌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민사적 책임, 형사적 책임, 행정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민사적 책임은 보험료 인상 자기 부담금 등을, 형사적 책임은 감옥에 가거나 벌금을 내는 책임을, 행정 책임은 운전면허 정치 혹은 취소 등을 뜻한다.

현행법상 민사적 책임으로는 적발 시 보험료가 할증되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100만 원에서 300만 원의 자기부담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형사적으로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 2항에 의거 단순 음주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부상 사고인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 사망사고인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되고 최고 무기징역까지 구형 가능하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8월까지 재판 회부된 음주 운전자 9만여 명 중 7.6%가량만이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았다고 법무부 제공 자료를 토대로 밝힌 바 있다.

이 중 91.9%는 벌금형에 그쳤고 나머지는 공소기각, 선고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이번 법 개정으로 무언가 바뀔까?

처벌 강화하면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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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적 논의가 있다.

범죄학 이론 중 억제이론에 따른다면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케르(Akers, 1997)가 제시한 억제이론은 범죄로부터 얻어지는 이득보다 법적 처벌로 받는 고통이 크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주희종 교수 등 억제이론에 기반한 다른 연구들은 한국 사회의 음주 운전자들이 대부분 사회규범을 지킴으로서 인정, 보상을 받아왔거나 안정된 직장, 가족이 있는 사람들로서 처벌위협이 다른 범죄자들에 비해 더 큰 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리시(Turrisi, 1997)와 같은 학자들은 제재 강화에 회의적이다.

그는 연구를 통해 음주운전 가해자들이 정서적 통제 능력이 낮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비교적 높으며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정서적 통제력이 낮으면 음주운전의 해로운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고 이런 이들은 특징적으로 위험추구, 전율을 즐기는 성향이 있어 제재가 강화될 경우 오히려 더 음주운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리시와 공동 연구진은 제재의 강화가 아닌 음주운전 영향 변수에 대해 자각할 수 있도록 돕는 감정이입, 자기 통제훈련 등 교육을 기반으로 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실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보통 경찰의 철저한 단속을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생각한다.

음주운전 방조도 죄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형법 제 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지난 2015년 '음주운전 방조범 입건 대상 유형'으로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지목했다.

  •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열쇠)을 제공한 자
  • 음주운전을 권유, 독려, 공모하여 함께 탄 자
  • 피용자 등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사람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자
  • 음주운전을 예상하면서 술을 제공한 자

한 예로 2016년 남편이 술에 취한 것을 알고도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고 함께 탄 부인을 상대로 적용된 사례가 있었다.

학술 연구에 따르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타는 정도가 많을수록 음주운전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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