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3은 안전한 식수 마시지 못해, 국제기구 연구 보고서

평양 마라톤 대회 중 식수를 나눠주는 행사 진행요원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평양 마라톤 대회 중 식수를 나눠주는 행사 진행요원

북한의 하수처리 비율은 14% 정도로 분뇨는 대부분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며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산하 유니세프(UNICEF)가 이달 초 발표한 '가정용 식수와 위생시설, 위생의 진전 2000~2017'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북한에서 안전하게 관리된 물을 사용하는 인구는 전체의 67%다.

북한 주민 3명 중 2명만이 안전한 물을 마시고 있다는 이야기다.

도시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안전한 물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농촌 지역은 1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도시와 농촌 모두 안전한 물 공급률은 2000년에 비해 최대 5% 감소했다.

보고서가 '가장 기본적인 식수 설비'라고 설명한 수도관은 2000년 도시와 농촌을 합해 91%의 설치율을 나타냈지만 2017년에는 68%로 크게 줄었다.

특히 북한의 경우 배설물을 적절히 처리하지 않고 바로 비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상하수도 시설은 1980년대 경제 위기를 겪으며 관리 및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대로 그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 교통대학교 이호식 교수의 설명이다.

"북한의 경우 상하수도 시설 마련을 지금 1960~70년대 한국과 비슷하게 시작했어요. 특히 상수도, 그때 중국이나 당시 소련의 지원을 받아 정수장도 만들고 관망도 시설하고 해서 주민들에게 보급을 했어요. 근데 1980년대 경제적 위기가 오면서 정수장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됐고, 상수도 관망도 그때 그때 교체도 안되고 유지관리 안되고 그러다 보니까 정수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요. 맑은 물을 보급하는 정부 차원의 능력이 떨어지는 거죠."

실제 북한 정수장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건설한 것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장 적정 기능이 그만큼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전체 주민의 83%는 소독 없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지난 3월 공개한 북한 상하수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전체 가정의 17% 만이 적정한 물 처리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호식 교수는 상류에서 사용하고 버린 하수가 다시 상수가 되고 식수가 된다며 북한은 하수도 시설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하수도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까 상수원이 오염돼요. 얼마 전에 어떤 전화를 받았어요. 함흥 쪽에 염색 단지에서 폐수가 나왔는데 어떠냐, 당연히 안좋아요. 악취가 나면서 주변이 오염되는 거죠. 문제는 압록강에서부터 이르는 하천을 상수원으로 쓰는 지역이 오염될 거다, 그게 더 심각하다. 사실 먹는 물이 그렇게 오염되기 시작하면 관리가 안돼요. 상수원이 제대로 관리되려면 하수에 대한 오염 관리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북한이 이중으로 고통을 받는 거죠."

한국상하수도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하수처리 수준은 한국의 1960~70년대 수준이다.

하수관거로 배출하는 하수처리 비율이 14% 정도로, 분뇨의 경우 대부분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며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분뇨를 농경지 비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90%에 해당하는 만큼 병원성 세균이나 대장균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호식 교수는 "상당수 북한 주민들은 세균에 의해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북한의 시급한 정수 상수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먹는 물에서 중금속, 비오딘 이런 오염물질은 오랫동안 장복을 해야 문제가 되고 단기적으론 문제가 없어요. 근데 세균은 내 몸에 들어온 순간 바로 이상 작용을 일으키죠. 게다가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그거 콜레라에요. 콜레라 균이에요. 그게 아직 북한에 있다는 거예요. 그게 사람한테 전이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균이 같은 상수원을 쓰는 주민에게 전파된다? 끔찍한 이야기죠."

한편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노후한 사회 기반시설도 시설이지만 각 가정에 놓인 물 저장소의 위생 상태도 불안전하다고 지적했다.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북한의 특성상 물이 나올 때 한꺼번에 대량으로 저장해 놓는데 이게 위생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매일 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집에 보면 다 저장탱크가 있어요, 아파트에도. 거기다가 물을 받아 놔요. 그 물을 그냥 바가지로 퍼먹거든요. 또 물이 나오면 거기 또 담고 담고 하니까 그 물탱크로 청소를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하나? 청소하려면 물을 다 버려야 하니까 그렇게 못 하잖아요. 그게 인프라 문제도 있지만 집안에 있는 물탱크 청소랑 제대로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있어요."

한국상하수도협회 측은 "북한의 물 환경오염 문제를 방치하면 방치할 수록 향후 환경 복원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북한 환경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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