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람 장관 '범죄인 인도 법안은 죽었다'

9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은 "법안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9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은 "법안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은 홍콩 시민들이 재판을 목적으로 중국으로 송환시키는 "범죄인 인도 법안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람 장관은 정부가 송환법을 추진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법안을 "철수"시킬 것이라는 말은 차마 하지 않았다.

해당 송환법 추진으로 홍콩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시위 이후 송환법 추진이 중단됐지만, 시위자들은 법이 완전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람 장관은 "시민들은 정부의 진심을 믿지 못하고 법을 다시 추진할까 봐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라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럴 일은 없으며, 송환법안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그는 2020년에 법안이 "폐기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 정말 끝난 걸까?

BBC 홍콩의 루퍼트 윙 필드-헤이즈는 람 장관의 발언에서 진심이 드러났다면서 "법안은 사망했다"라는 발언엔 해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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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해당 송환법 추진으로 홍콩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서 계속 이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친중국파 정당이 람 장관의 능력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고, 람 장관 역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헤이즈는 분석했다.

헤이즈는 다만 그의 행보가 홍콩 시민들과 중국 정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봤다.

야당의 앨빈 영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법안이 죽었다는 건 정치적일 표현일 뿐, 입법 용어가 아니다"라면서 "왜 람 장관이 법안을 완전히 폐기한다는 말을 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우산 혁명에서 리더 역할을 맡았던 학생 운동가 조슈아 왕 또한 법안의 "공식 폐기"를 재차 요구했다. 그는 람 장관이 아직도 말장난하며 "홍콩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중국의 일부지만 자치권을 보장받으며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로 유지됐다. 홍콩에 중국 본토와 분리된 독자적인 사법 체계가 있는 이유다.

홍콩 정부는 송환법이 특정 국가로 범죄인들이 몸을 숨기는 '법적 허점' 사례를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결함이 있는 중국 사법 제도에 홍콩이 노출되리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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