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당연하다고 생각한 옷 빨래,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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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스텔라 매카트니는 오랫동안 세탁 반대 운동을 펼쳤다

"경험률: 살면서 뭔가를 깨끗하게 세탁해야만 하는 절대적인 이유가 없다면, 세탁하지 마세요."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최근 영국 일간지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명품 브랜드 가게가 즐비한 세빌 가에서 일하며 얻은 교훈이라고 했다. 그는 "먼지는 말려서 털어버리면 된다"고 했다.

이는 어쩌면 인터뷰 말미에 툭 던진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도 몇 번씩 세탁하는 독자라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지구를 죽이는 초미세 합성 섬유

맥카트니가 세탁 자제를 주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세탁기를 쓰지 말자' 캠페인을 오랫동안 지지해왔다. 그래야 옷을 오래 입을 수 있고, 옷을 빨 때 지구에 생기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재단 플라스틱 수프의 라우라 디아즈 산체스 역시 같은 주장을 한다. 특히 폴리에스터나 아크릴섬유가 많이 들어간 스트리트 패션 제품 등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옷을 빨 때마다 평균 900만 개의 (플라스틱) 초미세 섬유가 자연으로 방출된다"고 말했다.

"옷을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세탁 방식도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옷을 많이 빨수록 더 많은 초미세 섬유가 방출되는 거죠."

그가 권장하는 세탁법은 낮은 온도와 액체 세제 사용이다.

"가루 세제는 (세탁 중에) 더 많은 마찰을 옷 속에서 일으켜서, 섬유가 더 많이 방출됩니다. 액체 세제는 조금 더 부드러운 편이죠. 보통 마찰이 적을수록 방출되는 섬유량도 적어집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세탁하지 않기를 권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세탁기 안에 옷이 적다는 것은 마찰이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옷 관리법

초미세 섬유만이 문제는 아니다. 옷을 세탁하면 할수록 옷의 수명도 그만큼 줄어든다. 옷이 떠 빨리 낡아 버리니, 더 빨리 새것을 사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대학 패션디자인 학과장, 앤드류 그로브 교수는 "세탁기 속 마찰은 얼룩을 지우는 동시에 옷의 형태와 색깔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관리법을 잘 알고 있던 덕분에 수십 년 동안 새것처럼 보이는 옷이 몇 벌 있습니다."

그는 "이 중에는 고가의 고급 옷도 있고 스트리트 패션 제품도 있다"며 "잘 관리할수록 오래 입고 더 지속가능한 패션이 된다"고 말했다.

옷관리는 여성 속옷에 있어서 더 중요한 문제다. 맥카트니는 옵저버 인터뷰에서 "브래지어를 매일 갈아입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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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란제리를 빨 때마다 섬유 손상은 불가피하다

란제리 디자니어 나오미 데 한도 이러한 입장이다. 그는 자신의 상표 '엣지 오 비욘드' 소비자들에게 브래지어는 다섯 번 정도 입고 나서 미지근한 물에 베이비 샴푸 같은 부드러운 세제로 손세탁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판매하는 제품은 고가의 제품이지만, 스트리트 패션의 속옷 제품의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물론 스포츠 브래지어는 더 자주 세탁해야 한다. 그는 "세탁기로 빨면 정교한 레이스나 실크 같은 게 손상된다"며 "와이어가 튀어나오거나 변색이 일어나고, 보정물이 들어 있는 속옷이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꼭 세탁기를 써야 한다면 항상 후크를 채우고, 란제리 세탁백을 사용하세요. 문제가 생기면 즉시 세탁기를 멈출 수 있게 옆에서 잘 지켜봐야 하죠. 열을 너무 가하지 말고 세탁기에서 꺼낸 뒤에는 모양을 다시 잡아주고 걸어서 말리거나 평평한 곳에 눕혀서 말려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로 건조기에 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청바지

환경단체 랩에서 '러브 유어 클로즈(Love Your Clothes)' 캠페인을 이끄는 사라 클레이톤은 청바지는 세탁 대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는 것을 권한다. 그는 "얼룩이 생겼을 때는 전체를 세탁하지 말고, 그 부분만 물로 씻어내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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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칩 버그는 청바지 세탁을 하지 않는다

청바지를 안 빨아 입는 건 비위생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리바이스의 CEO 칩 버그가 이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사람 중 하나다. 2014년 5월 버그는 당시 입고 있던 청바지를 한 번도 안 빨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3월 그는 미국 CNN 인터뷰에서 여전히 그 청바지를 안 빨았다고 말했다. 대략 10년이 된 옷이다.

그로브 교수 역시 버그의 주장에 찬성하며, 세균을 죽이기 위해 냉동실에 넣는 것을 권장했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들 대부분은 청바지를 빨아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바지를 일상적에서 자주 입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색이 바래는 것을 원치 않아서 그렇게 하는 거죠."

그는 "사람들이 청바지뿐 아니라 모든 옷을 대할 때도 이러한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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