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프란시스코: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

한국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한국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다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6일 자정쯤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어 북상하고 있는 9호 태풍 레끼마 역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프란시스코, 레끼마와 같은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

태풍에 이름을 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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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태풍 다나스 당시 119 소방대원이 제주시 도남동 한 도로에서 하수가 역류해 뚜껑이 열린 맨홀 뚜껑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지진, 가뭄 등 다른 재난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그럼 왜 유독 태풍에만 이름이 붙을까?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53년부터다.

기상청은 그 이유를 '여러 태풍을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할 수 있어 다른 태풍과 중복될 수 있다. 이때 여러 태풍을 분리해서 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태풍에 처음 이름을 지은 이들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다.

이들은 당시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빌려 "현재 OO가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는 중입니다"라며 임의로 이름을 짓곤 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여 사용했다. 전 세계가 1999년까지 미국 태풍 합동경보센터에서 지은 태풍 이름을 사용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시아 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국민의 태풍에 관한 관심을 고취하기 위해 서양식 이름이 아닌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고유한 이름을 번갈아가며 선정하고 있다.

어떻게 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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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태풍 제비의 바람은 도로 위 트럭을 뒤집을 정도로 강했다

태풍 이름은 위원회 내 14개 국가가 각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차례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 140개의 이름을 모두 사용하면 다시 1번부터 재사용한다.

따라서 이미 사용됐던 태풍의 이름이 다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다.

북한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 등의 이름을 제출했다.

한국과 북한이 따로 이름을 제출하기 때문에 한국어 이름을 지닌 태풍이 비교적 많다.

기상청은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된다.

이번 태풍 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캐럴, 다이앤...유독 여자 이름이 많았던 이유는?

프란시스코는 남자 이름이지만 한 때 대부분의 태풍 이름이 여자 이름으로 도배되던 때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들이 태풍에 이름을 붙이다 보니 그리운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습이 된 것이다.

하지만 태풍이 여성으로 의인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여성이 재난과 동일화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태풍이 '신경질적'이고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여성 이름에 빗대는 차별적 관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여성주의 운동가 록시 볼턴은 이런 이유로 1968년부터 미국해양대기관리처에 태풍 이름을 바꾸라고 항의했다.

해양대기관리처는 이에 굴복해 1979년에서야 태풍에 남자 이름인 '밥(Bob)'을 명명했다.

이후 태풍에 여성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많이 사라졌다.

한국과 북한에서는 성별 논란이 없는 개미, 제비와 같은 동물 이름을 제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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