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생활: 왜 여성용 비아그라는 논쟁거리가 될까?

이불 아래 포개진 두 발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미국 여성의 약 10%가 무성욕을 경험하며 성욕감퇴장애로 진단된다

미국 여성들은 성욕을 높여주는 '여성용 비아그라'의 등장에 열광하고 있다.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신약 바이리시(Vyleesi)를 승인했다는 소식은 여성 성 건강에도 희소식인듯했다.

그러나 몇 주 후, '욕구'라는 민감한 문제로 의약품의 역할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품명 바이리시로 출시된 브레멜라노타이드(Bremelanotide)는 성욕감퇴장애를 겪고 있는 폐경 전 여성을 위해 개발되었다.

가임기의 미국 여성 중 약 6~10%가 성욕감퇴장애를 경험한다. 이 장애는 지속적으로 성적 활동에 흥미를 잃은 상태를 말한다.

이번 신약은 제약 산업에서 여성용 비아그라를 만든 두 번째 사례다. 이번 FDA 승인이 나자 의사들은 약품 실효성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어떤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주사제 vs.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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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 약은 주사로 투약한다

자가주사제인 바이리시는 팔라틴 테크놀러지스에서 개발했으며 Amag 파머수티컬스에 특허가 있다.

이 신약은 두 가지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여 불안을 감소시키고 성욕을 높인다. 도파민의 수치를 높이고 세로토닌의 방출을 억제하는 것이다.

경쟁 제품으로는 스프라우트 제약회사가 출시한 애디가 있다. 2015년 FDA의 승인을 받은 알약이다.

당시 이 약의 승인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전문가들은 약효가 거의 없으며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디와 달리 바이리시는 약을 사용하는 동안 금주할 필요가 없다.

또한 제조사에 따르면 매일 사용하지 않아도 약효가 빠르고 부작용도 크지 않다.

그러나 의약품 전문 기자 마델린 암스트롱은 의문을 던진다.

"환자들은 성관계를 갖기 최소 45분 전에 바이리시를 투약해야 한다. 하지만 메스꺼움 때문에 관계가 무산될 수 있다. 보고에 따르면 약 40%가 투약 후 한 시간 안에 메스꺼움을 경험했다."

침묵 속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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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성욕감퇴장애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성욕감퇴장애는 미국 여성 열 명 중 한 명이 경험하며 대부분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

"성욕감퇴장애 여성 대부분은 증상에 대해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는 거의 없다"라고 Amag 파머수티컬스의 윌리엄 헤이든은 말한다.

암스트롱 기자 역시 회의적이다. "여성의 성욕감퇴장애가 질병인지조차 의문이다. 리링크 투자은행에 따르면 폐경기 전 여성 약 600만 명이 성욕 감퇴의 영향을 받지만 그중 95%는 자신들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업계 분석에 따르면 바이리시의 판매액은 약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컨설턴트 그룹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애디를 처방받는 숫자는 5월 기준, 지난해와 비교해 약 400% 증가한 3000여 건에 이른다.

이 같은 증가세에도 매달 100만여 건에 이르는 남성의 비아그라 처방과는 여전히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논란의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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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스트레스는 성욕감퇴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Amag 파머수티컬스는 임상 실험 기간 중 보고된 부작용 대부분이 평균 이상의 심각한 메스꺼움이며, 약 40%의 복용자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홍조와 두통이 있었다.

FDA는 이 신약이 성욕감퇴장애를 겪는 여성에게 치료를 제공한다며 긍정적이라고 보았다.

또한 "별다른 이유 없이 성욕이 감퇴해 고통받는 여성들이 존재한다"며 이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신약 승인은 여성들에게 치료제 선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리시가 뇌에서 성욕과 스트레스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FDA는 지적한다.

또한 성욕감퇴장애를 약물로 치료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성적 욕구가 낮은 이유는 외부적, 심리적 요인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성욕감퇴장애의 FDA 승인 과정에 참여한 의사들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이들이 애디를 출시한 스프라우트 제약회사와 연관되어 있다는 의심이다.

일부 여성 건강 협회는 FDA가 바이리시의 장기적인 영향까지 조사해야 했다고 지적한다.

임상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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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Amag 파머수티컬스에 따르면 약 25% 여성에게서 성욕 증가가 보고되었지만 20%의 참가자는 실험을 중도에 포기했다

"(바이리시의) 좋은 점은 애디와는 다르게 매일 복용할 필요가 없는 약이란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센터의 다이애나 주커만 소장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주커만은 약의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약에 안심할 순 없다"라고 결론 내렸다.

바이리시의 임상 실험은 성욕감퇴장애를 겪고 있는 폐경 직전 여성 약 1200명을 대상으로 24주에 걸쳐 시행되었다.

대부분의 환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약을 사용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이 가운데 약 25%의 환자들이 성욕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은 17%가 성욕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번 실험을 실행한 민간 임상 실험 업체 콜롬부스 센터에 따르면 약 20%의 여성이 중도에 실험을 그만두었다. 그 중 8%는 메스꺼움 증세 때문으로 실험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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