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플라본: 콩이 여성의 건강을 해친다는 속설은 진실일까?

가공되지 않은 콩은 에다마메 콩과 같이 높은 이소플라본 수준을 가지고 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가공되지 않은 콩은 에다마메 콩과 같이 높은 이소플라본 수준을 가지고 있다

대두(메주콩)은 아시아인들이 수천 년간 먹어온 식품이다. 그러다 최근 60여 년 사이에 서양 식단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슈퍼마켓에 가면, 두부나 템페(콩을 발효시킨 인도네시아 음식), 두유, 된장, 간장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콩으로 만든 우유, 버거, 고기 등 대체 식품도 종종 눈에 띈다.

대두는 심장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비타민B, 섬유질, 철분, 칼슘과 아연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메주콩이 고기를 대체할 건강식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대두가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두에 유난히 이소플라본이 많다는 점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에스트로겐은 특정 형태의 유방암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수십년간 이소플라본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소플라본 자체가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연구에서는 대두가 암을 악화시키기보다, 암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경험적 사례를 보자. 아시아 여성 중에 대두를 많이 먹는 이들은 메주콩을 덜 먹는 미국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30% 정도 낮다. (예컨대, 일본의 이소플라본 평균 섭취량은 30~50mg이고 유럽이나 미국은 3mg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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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아시아 여성중에 메주콩을 많이 먹는 이들은 메주콩을 덜 먹는 미국 여성들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30% 정도 낮다

유방암이 악화되지 않는 것도 대두와 관련이 있었다. 터프츠 대학의 팡팡 장 교수는 미국의 유방암 환자 6000명을 연구했다. 그 결과 환자들이 콩을 많이 섭취했을 때 사망률이 21%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효과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부족해서 호르몬 요법이 잘 통하지 않는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더 뚜렷했다.

장 교수는 "이 연구는 콩 섭취가 호르몬 요법이 잘 통하지 않는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잠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리 쉽지 않다

비록 그렇다 해도, 콩이 이점만 가졌다고 할 수는 없다.

콩은 심장병이나 암 발병과 관련 있다는 붉은 고기 대체식품으로 흔히 섭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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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메주콩은 심장병이나 암 발병과 관련있다는 붉은 고기 대체식품으로 흔히 섭취된다

리나 힐라키비-클라르케 조지 타운 의대 종양학과 교수는 "대두 식단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서 대두 식단을 받지 않은 이들보다 유방암에 더 걸리는지 덜 걸리는지를 연구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식단을 통제하면서 연구한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콩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던 중 체질량 지수(BMI)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콩 섭취가 아니라 BMI가 낮아져 유방암 위험이 감소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콩이 유방암 발병률을 낮춘다면, 이소플라본이 세포사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포사멸이란 포가 DNA 손상을 입었고 스스로 복구가 불가능할 때 세포 스스로 파괴되게 하는 유전자 프로그램이다. 세포사멸 능력이 부족하거나 없으면, 손상된 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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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콩이 유방암 발병률을 낮춘다면, 이소플라본이 세포사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콩이 암 발병과 관련 있다는 우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실험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대두가 암세포 성장을 돕는다는 게 발견된 건 사실이다. 2001년, 면역 시스템이 억제되고 암이 될 수 있는 종양을 가진 생쥐에게 이소플라본을 투여했다. 그리고 11주 동안 관찰했더니, 이소플라본이 종양을 성장시켰다. 다시 이소플라본이 없는 음식을 9주간 먹였다. 그러자 종양이 줄어들었다.

1999년에는 인간의 유방암 세포를 생쥐에 이식하고 이소플라본을 먹이는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에서도 이소플라본이 암성 종양을 성장시킨다는 게 발견됐다.

그러나 2010년, 최근에 나온 100여 건의 연구를 재검토하는 연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실험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연구 결과가 엇갈리는 이유는 이소플라본이 몸속에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소플라본은 신체의 알파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종양의 성장 속도를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베타 수용체에 결합해 성장 속도를 낮추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기도 한다.

브루스 트록 존스 홉킨스 의대 역학 및 종양학과 교수는 이소플라본이 베타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잠재적으로 암 발병을 줄이는 기능이 더 크다는 것이다.

대두와 유방암의 관계는 언제부터 이 식품을 먹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트록 교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대부분 유아기 혹은 자궁 안에서부터 대두에 노출된 여성들이 대상 안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면 서양인 대상 연구는 주로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나 콩을 먹은 여성들이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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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콩과 유방암의 관계는 언제부터 이 식품을 먹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그는 "중년에 해당하는 동물에게 대두를 먹였을 때는 종양의 성장을 늦추거나 막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춘기 이전의 생쥐에게 먹이고 발암 물질에 노출시키면, 콩을 먹이지 않을 때 보다 종양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대두 사이클

한편 민디 커져 미네소타 대학 영양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콩을 섭취하면 폐경기에 나타나는 열감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에스트로겐 약물을 복용하면, 열감은 75%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효과는 에쿠올 때문이다. 성인의 30~50%는 콩을 먹으면 장에서 에쿠올이 생겨난다. 폐경기 이후 에쿠올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여성에게 에쿠올 보충제를 먹이면, 열감이 현저히 줄어든다.

콩의 이점은 에쿠올을 만들어내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연구에선 수천 년 동안 콩을 먹어온 중국인들은 콩을 잘 소화할 뿐만 아니라 콩에서 영양분을 더 잘 추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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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메주콩 섭취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줄여준다

어려서부터 메주콩을 먹으면 심혈관 질환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이 혈액에서 심장병의 위험을 높이는 유해한 저밀도 지단백질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게 콩 자체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해로운 음식에 많은 성분들이 콩에는 그저 더 적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안 핑커톤 버지니아 대학교 산부인과 교수는 "콩 식품은 지방이 많은 육류나 유제품보다 포화 지방이 적다"고 말했다.

콩이 전립선 암과 관련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나온 연구에선 꾸준히 콩 식품을 먹는 것이 전립선 암 발병의 30%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콩 식단이 전반적으로 더 건강식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 상관관계가 왜 생겨나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캐서린 애플게이트 일리노이 대학 미세 환경 교육 프로그램 박사는 "수년 동안 상충되는 주장을 담은 연구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대두가 전립선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콩의 혜택은 섭취방법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이소플라본 함량은 가공된 식품보다 가공되지 않았을 때 더 높다. 가공되지 않은 에다마메 콩에는 100g당 약 18mg의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 반면 두유에는 0.7~11mg의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

트록 교수는 "여성들이 두부, 발효 콩 식품, 두유 등 아시아 식단처럼 콩을 섭취하면 안전하다"며 "메주콩을 가공하면 보호 기능을 하는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내려간다"고 했다.

콩은 지난 수십 년간 광범위한 연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단일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 영양과 건강에 관련된 몇 가지 상관관계도 나타났지만, 그 인과관계가 규명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콩을 먹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졌다. 비록 콩이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대체하기 때문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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