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 뉴스: 알제리 시위가 촉발한 온라인 '가짜 뉴스' 전쟁

Illustration of flies hovering over a Facebook 'like' icon.

수개월동안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는 온라인 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전자파리'라고 불리는 인터넷 트롤들을 내쫒으려고 애쓰고 있다.

인터넷 트롤은 온라인 공간에서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뜻한다.

최근 알제리 임시대통령은 오는 12월 공식 대통령 선거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1999년부터 알제리를 통치해온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천명의 알제리인들은 5번째 임기에 도전하겠다고 한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결정에 항의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더 많은 개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국가 미래를 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는데, 허위 사실 유포 등 거짓 뉴스(Fake news)가 난무하고 있다는 평이다.

베이루트 카네기 중동 센터 소속 학자 주민 달리아 가넴은 "1990년대 이후로 이런 종류의 시위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인터넷 자유를 모니터하는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시위 정보 확산을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전국 여러 곳에서 인터넷 접속이 중단됐다고 한다.

부트플리카 전 대통령은 결국 4월에 사임했지만 대통령 측근이던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을 향한 시위대의 분노를 가라앉힐 순 없었다.

'활동가 청년집단(CAU)'의 공동설립자 라우프 파라는 "이후 사이버 전쟁의 두번째 단계가 시작됐다"며 "시위 반대파들이 "인터넷 트롤, 가짜 뉴스, 가짜 정보, 가짜 계정"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전자파리'란?

시위대는 친정부 또는 친정부 메시지를 쏟아내는 인터넷 트롤을 지칭할 때 '전자파리(electronic flies)'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CAU페이스북도 인터넷 트롤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Image copyright Facebook
이미지 캡션 CAU페이스북도 인터넷 트롤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파라는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트롤들이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그런 움직임을 일으키려고 하는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파리가 이용하는 계정들은 동일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 시작 후에 만들어졌고, 100명 미만의 페이스북 친구가 있고, 많은 게시물에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매주 금요일 열리고 있는 알제리 반정부 집회

'전자파리'를 분석하고 있는 BBC 모니터링의 캐롤린 램볼리는 "이들은 성가시게 하는 소음을 만들고 논쟁의 흐름을 바꾸려 한다"고 평했다.

BBC트렌딩은 이런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는 계정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계정을 소유한 사람들이 스스로 주도해서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디에 소속되어 조직된 활동을 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전자파리의 활동

'전자파리'가 발행하는 논평과 게시물들은 주로 시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소수 주제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램볼리는 '정략적 관점'이라는 말을 꺼내며, "시위 배후에 외국 스폰서 즉, 외부 세력이 있어서 이에 따라 움직이거나 후원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이럴 땐 과거 알제리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가 종종 도마에 오른다.

'전자파리'가 남긴 각종 논평과 게시물을 보면 부테플리카와 군대에 대해 여전히 지지를 보내는 세력이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부트플리카 전 대통령

그는 "때로는 '군대여 영원하라'와 같은 문구가 보이는데 한 게시물안에 열두번도 더 복사된 상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으론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제리 내 다양한 소수민족 간 갈등을 이용해서 내보내는 메시지들도 있다.

가짜뉴스는?

전자파리의 등장과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가짜 뉴스 스토리가 기승을 부리며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졌다.

런던정경대 언론학 오마르 알 가치조교수는 "알제리 시민들 상당수가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얻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시위대와 당국 간 투쟁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 속에서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페이크 뉴스DZ'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졌다.

Image copyright Facebook
이미지 캡션 가짜뉴스를 판별하기 위해 생긴 페이스북 페이지인 Fake News DZ

이 페이지를 만든 운영진 중 한명인 나심은 "시위가 시작되자 친구들을 비롯해 나는 가짜 뉴스가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나심은 파리에 주재하고 있는 알제리 IT 전문가로 저널리즘 영역 훈련이 부족하지만 틈틈이 짬을 내 가짜뉴스를 판별한다.

그는 이 것이 "구글 검색을 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만들어진 '페이크 뉴스 DZ' 300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판별해냈다고 밝혔다.

그 중에는 시위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있었지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알제리가 번성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나심은 대부분의 정치 분야 가짜 뉴스는 시위 반대 쪽에서 나오거나 "시위대들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고안된 것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내용들을 봤을 때 시위 지지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알제리 반정부 시위대가 부트플리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고 있다

나심은 BBC트렌딩과의 인터뷰에서 "시위 규모가 약간 작아졌던 여름 기간에 우리는 일부 사람들이 '오늘 일어난 일'이라며 예전 시위 사진을 공유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알제리인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상당수 야당 정치인들은 시위운동에 반대하는 가짜뉴스와 전자파리의 활동을 비난하며 정치조직에 책임이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나 군대가 관련 캠페인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영국 주재 알제리 대사관이나 알제리 통신부 모두 이와 관련해 언급해달라는 BBC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여당 정치인들은 알제리 언론매체가 허위 정보를 내보내는 일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알제리는 현재 '국경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141위를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BBC 트렌딩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페이스북 플랫폼이 조작하는 데 이용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 일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허위 정보 확산에 이용된 페이지와 프로필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3개월 동안 22억 건의 가짜 프로필이 삭제됐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