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캐머런 전 총리의 발언에 왕실이 '불쾌함'을 드러냈다

The Queen and David Cameron in 2012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를 앞두고 여왕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을 밝히자 영국 왕실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스코틀랜드 국민투표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여왕은 국민투표를 두고 당시 국민에게 "미래에 관해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버킹엄 궁전 측은 캐머런 전 총리 발언에 관해 공식적인 논평은 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은 캐머런 전 총리가 다우닝가에서의 시간을 회고하는 BBC 다큐멘터리 2부작에서 언급됐다.

그는 여왕의 측근과 논의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부적절한 건 없다"라면서 "하지만 눈썹을 치켜세우는 것은... 0.25인치 정도"였다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이번 주에 발간된 본인의 책에서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에 관해 언급했다.

한 소식통은 BBC에 "수상과 여왕 사이의 대화가 공개되는 것은 누구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전하며 "수상과 왕실의 관계 증진을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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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제러미 빈으로부터 왕실이 보인 반응에 관한 질문을 받자, 캐머런 전 총리는 총리 직책에 있었을 당시 본인 행동에 "정직하게 설명"하려 노력했을 뿐이었다고 답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우리는 맥락을 봐야 한다. 그 당시 (스코틀랜드 제1장관이었던) 알렉스 새먼드는 여왕이 독립한 스코틀랜드의 자랑스러운 군주가 될 것이라 발언했다"라며 "좌절감만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왕과 나눈 대화가 "아마도 상당 부분 이상 많이 공개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은 국민투표에서 찬성 44.7%, 반대 55.3%로 부결됐다. 당시 캐머런 전 총리는 결과에 "매우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부적절'

국민투표 패배에 책임을 지고 스코틀랜드 제1장관직에서 사임한 새먼드는 캐머런 전 총리가 여왕을 끼어들게 하면서 "모든 규칙을 어겼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여왕이 선거 운동 기간에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보였으며, 2014년 여왕의 발언 역시 "아무런 의도가 없는 발언"이라고 묘사했다.

새먼드는 "데이비드 캐머런은 여왕을 동원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했고 그건 완전히 부적절한 행위다. 그가 여왕과의 대화를 공개하고 과시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B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코틀랜드 니콜라 스터전 제1장관은 의회에서 여왕이 제2의 독립 국민투표에 간섭하도록 요청받는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스터전 제1장관은 "데이비드 캐머런의 폭로는 다른 누구보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으며, (이런 모습은) 5년 전 독립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정부가 갖고 있던 공포를 대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 사안에 깊게 끼어들지 않았다.

그는 윌트셔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여왕 폐하와 나눈 대화는 물론이고 여왕 폐하가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도 발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국민투표에 여왕이 관여하도록 요청받은 일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여왕이 정치적 결정 과정에 관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왕에게 그런 요청을 하지 않는다. 여왕은 국가 수장일 뿐이지 정치는 여왕의 일은 아니다. 여왕은 영국 정부나 정치 체제의 수반이 아니며 여왕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캐머런 전 총리가 여왕과의 관계에서 경솔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캐머런 전 총리는 여왕이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결과를 듣고 "만족해했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왕실에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그는 여왕의 반응에 대해 언급한 일이 "끔찍한 실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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