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학 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기후변화 막기 위해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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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막기 위해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만약 스펙 때문이라면 저는 이 시위에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 시선으로 저희를 보는 사람들은 저희가 하고 있는 일, 그 일의 의미를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27일 열린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석한 경기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 1학년 김도현(17) 학생은 BBC 코리아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학 가고 나서 해라, 어른 돼서 해도 늦지 않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만약 제가 대학에 가고 취업을 하면 이미 제 미래는 사라져 있을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결석 시위는 20일 시작된 '글로벌 등교 거부(global climate strike)' 캠페인의 일환이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청년기후 행동회의가 열렸고, 이를 전후로 전 세계 각지의 청소년들이 시위를 연 것이다.

27일 한국에서 열린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한국의 책임은?

이미지 캡션 한국 청소년들이 27일 열린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석했다

김유진(17) 학생은 원래 동물학자가 되어 산호초도 보고 원시림도 가고 전 세계 다양한 생태계를 연구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꿈 실현이 불가능할 수 있겠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한국의 환경 대책은 노후한 석탄 화력발전소 일시 중지, 수도권 경유차 출입 제한 등인데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대책 같아 많이 답답해요"라고 말했다.

Image copyright 김유진 제공
이미지 캡션 뉴욕에서 김유진 학생

유엔 청년기후 행동회의에 다녀온 김유진 학생은 유엔총회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 첫 마디 중 하나가 '한국은 파리 협약을 충실이 이행하고 있습니다'였어요. 듣자마자 많은 감정이 교차했어요."

"대한민국의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앞으로 이만큼 잘하겠습니다'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으시길 기대했거든요."

우리는 '미세먼지 세대'

김도현 학생은 학교에서 시위 참가를 허락하지 않을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결석사유가 가족여행, 체험학습 이런 건 있는데 사회 참여와 관련된 건 없어요. 전적으로 학교 측 재량이라 낼 때 되게 조마조마했어요"라고 했다.

교내에 포스터를 붙이는 홍보 활동도 학교 측에서 금지했다고 했다. 단 학교 페이스북에 시위 계획을 공지할 수 있었고 이후 관심 있는 친구들 몇명에게 설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지 캡션 김도현 학생은 셔츠에 달린 배지를 청소년들이 직접 디자인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도현 학생은 한국 청소년들은 미세먼지로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저희 세대에 미세먼지 문제가 처음 시작돼서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산 세대예요. 짧은 삶이지만 그 안에서 너무 빠르게 느꼈어요."

김도현 학생은 기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20대, 30대가 지금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제가 마시고 있는 깨끗한 공기나, 자연을 보기 위해 바다나 산에 놀러 가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앞으로)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억울해요."

하지만 김도현 학생은 자신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작년 폭염 때 반지하 방에서 폭염을 견디시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그때 전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기후 변화가 똑같이 닥쳐도 누군가는 약해서 혹은 가난해서 더 타격을 받아요. 기후 정의, 사회 정의라는 가치로 보게 되었어요."

'청소년 기후행동'은?

'청소년 기후소송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8월 기후소송캠프를 열었다.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통해 활동을 알리고 있고, 집회 외에도 '기후소송캠프', '기후소송포럼' 등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해왔다.

최근 '청소년 기후행동'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확대했다.

시작은 그레타 툰베리

이같은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청소년의 기후변화 시위는 지난해 스웨덴의 기후 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16)가 등교 거부 시위를 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툰베리는 처음엔 국회의사당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였고, 매주 금요일마다 시위에 나섰다. 1인 시위가 금요일 '등교 거부 운동'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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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 툰베리의 유엔 연설

지금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ForFuture)'이라는 해시태그로 '등교 거부 운동'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툰베리는 23일 유엔 연설에서 "우린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오로지 돈과 동화 같은 경제 성장 얘기만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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