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잡게 된다면 죽이고 얼리세요' 미국에 가물치 경보가 난 이유

가물치는 다른 물고기, 개구리, 게를 포함해 생태계 하위종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Image copyright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handout
이미지 캡션 가물치는 다른 물고기, 개구리, 게를 포함해 생태계 하위종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만약 당신이 잡은 게 가물치 같다면, 풀어주지 마세요. 즉시 죽여서 냉동시키세요. 가물치는 육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기억하세요."

지난 15일 미국 조지아주 천연자원부가 이러한 지침을 발표했다. 현재 생태계 하위 종을 무차별적으로 먹어치우는 침입종에 대한 경고다.

경고의 대상은 가물치(Channa argus)다. 머리부위가 납작하게 눌려 있고, 가늘고 긴 형태의 물고기다.

식욕이 왕성한 터라, 정점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연간 1만개의 산란

가물치는 다른 물고기, 개구리, 게를 포함해 생태계 하위 종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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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가물치는 최대 80cm까지 성장한다

몸 길이가 80cm까지 자라고, 물 밖으로 "걸어나와" 호흡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 특징 때문에 가물치는 기존의 수중 서식지에서 다른 수중 서식지로 이동할 수 있다.

일단 가물치가 서식을 시작하면, 퇴치하는 건 쉽지 않다. 암컷이 1년에 최대 1만 개의 알을 낳기 때문이다.

연한 침입?

가물치는 중국, 러시아, 한반도가 원산지다. 그런데 10년 전 미국에서 처음 포착됐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4종의 가물치가 발견됐다.

당국은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가물치를 들여왔다가, 의도적으로 수로에 놓아주면서 침입 종으로 자라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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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당국은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가물치를 들여왔다가, 의도적으로 수로에 놓아주면서 칩입종으로 자라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물치는 플로리다, 뉴욕,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등의 야생 수중 생태계에서도 발견됐다.

2002년 메릴랜드에서는 새끼 가물치가 발견돼 우려를 낳았다. 가물치가 야생에서 번식에 성공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협력

조지아주에서는 10월 8일 한 어부가 처음으로 가물치를 잡았다. 그러자 관계 당국이 대중에게 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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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US authorities are also relying on the help of the public to tackle the snakehead invasion

천연자원부가 낸 지침서에는 가물치는 물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만약 가물치를 잡았을 때는 포획 지점을 알 수 있게끔 죽은 물고기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당부가 담겼다.

스콧 로빈슨 조지아주 천연자원부 어업 운영 책임자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우리는 모든 가물치를 색출해내겠다"라며 "가물치는 이곳에 뿌리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가물치가 발견된 지역과 하류 지역을 감시할 것입니다."

어떻게 물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국 브리스톨 대학 진화생태학과 수생생물학 마틴 게너 교수는 가물치가 육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의 자연 서식지에서 가물치는 산소 농도가 옅은 논이나 맹그로브 습지 같은 늪지대에 산다"고 설명했다.

"가물치들이 생존을 위해 적응하게 됐고, 그 결과 산소 섭취 능력을 극대화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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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 어종은 진화하면서 아가미 뒤쪽에 공기방을 만들어 냈다

추가 공기 공급

이 어종은 진화하면서 아가미 뒤쪽에 공기방을 만들어 냈다. '아가미 윗방'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물고기는 보통 아가미로 숨을 쉬고, 산소는 아가미를 통해 드나든다.

게너 교수는 "하지만 가물치는 수면 위로 올라와 호흡도 할 수 있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서도 아가미 윗방에 있는 산소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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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물 밖에서 숨을 쉴 수 있는 터라 가물치는 육상에서 짧은 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기어다니기

물 밖에서 숨을 쉴 수 있는 터라 가물치는 육상에서 짧은 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열대 국가의 늪지대는 수원이 마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물고기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다는 건 생존에 굉장히 유리한 장점이 된다.

게너 교수는 "가물치들은 비틀비틀 기어 다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물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육지에서 이동이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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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메기도 물밖에서 호흡할 수 있는 종이다

그는 대기 중의 산소를 호흡하는 물고기들은 물 밖에서 8~24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 밖에서 호흡할 수 있는 물고기가 가물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너 교수는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할 수 있는 물고기는 많다"며 "예를 들면 메기도 아가미 윗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물 밖에서 숨을 쉴 수 있는 다른 종은 '폐어'다. 우리와 비슷한 폐를 가진 물고기다. 게너 교수는 "하지만 폐어의 폐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기능을 하지는 않지만,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라미'라고 불리는 또 다른 어종도 폐와 같이 생긴 '미로형 기관'을 가지고 있다. 이 기관 역시 폐의 일부로서 공기를 호흡하게 해준다. 그리고 또 '클라이밍 구라미'도 육지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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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가물치는 다른 물고기보다 적은 산소로 살 수 있다

고달픈 경쟁자들

가물치는 생존력이 좋은 터라, 조지아주 당국은 물에 들어갔던 사람들에게 가물치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옷, 강아지, 장비, 보트 등 물에 닿은 모든 것을 씻고 말리라"고 당부하고 있다.

가물치의 왕성한 식욕 또한 다른 종의 먹이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소가 거의 없는 물에서 살아남는 능력 덕분에 가물치는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한 송어나 베스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한다.

이 물고기가 무서운 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이 물고기를 다큐멘터리로 다룰 정도였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피시질라(Fishzilla)"라는 제목으로 가물치를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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