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 개봉...책 출간에서부터 영화 개봉까지 계속된 논란

'82년생 김지영' 오늘 개봉 Image copyright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미지 캡션 '82년생 김지영' 오늘 개봉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82년생 김지영'이 23일 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과 사전예매 사이트에서 23일 오전 사전 예매율 50% 이상을 기록해 첫날 예매율 1위에 올랐다.

박스오피스 1위인 '말레피센트 2' 예매율이 10.3%인 점을 고려하면 '82년생 김지영' 압도적인 예매율이다.

젠더 갈등의 중심이 된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후 여러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정유미 역)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을 쓴 조남주 작가는 개봉에 앞서 영화를 관람한 후 "소설 속에 등장하지 않는 소품이나 장면들이 영화로 그려질 때 마음에 와 닿았고,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영화라 생각한다. 김지영 씨에 대한 위로이자 저에게도 격려와 위로를 주었다. 관객들에게도 그런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책은 어떻게 '페미니즘 도서'가 됐나

2016년 출간된 소설은 이후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떠올랐고 페미니즘 지지층과 반대층 간의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일부 연예인은 책을 언급했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레드벨벳 아이린은 지난해 3월 팬미팅 현장에서 그 책을 읽었다고 말했다가 일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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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책이 출간된 시점을 강조했다.

"(책이 나오기 몇 달 전인) 2016년 봄에 강남역 살인 사건이 있었어요. 여성들은 처음에는 피해자를 추모했고, 이후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감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자신들이 느끼는 불안, 공포와 한국 사회 내 혐오, 차별 문화와의 관계를 깨닫고는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책이 평범한 여성의 이야기인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 시작된 여성 운동도 일반 여성들이 주도했다는 점을 이 교수는 주목했다.

한국에서 '일반' 여성의 삶은?

이 교수는 책에 관해 "특수한 사람, 혹은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평범한 여성의 생애 과정을 일반인의 감수성으로 그렸어요. 그런데 아프죠"라고 말했다.

그는 연령대에 따라, 책에 공감하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인공 김지영과 같은 30대 여성은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에 들어갔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경력이 단절되고 독박 육아를 하면서 맘충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공감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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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대 여성들은 어머니 세대와는 다르게, 여자로 태어나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라고 알고 자랐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국 2018년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63%로 한국 남녀 임금격차는 OECD 최하위 수준이며 이코노미스트의 2017년 '유리 천장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일하는 여성에게 최악의 선진국 중 하나다.

성 대결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

영화화 소식이 알려지자 영화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고, 배우 정유미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 악성 댓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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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정유미 인스타그램

김지영의 남편 정대현 역을 맡은 배우 공유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성별로만 구분 지을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 대결이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한편 민음사에 따르면 소설의 판권은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17개국에 팔렸다.

지난달 출간된 중국어판은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서점 '당당'에서 지난 16일 기준으로 소설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출간된 일본과 대만에서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내년 2월에는 영어권 중 처음으로 영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영국판을 출간하는 사이먼 앤드 슈스터의 선임 에디터인 크리스 화이트는 지난 6월 보도자료를 통해 소설이 번역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아주 많은 방면에서 한국뿐 아니라 현대 영국도 (책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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