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수리: 연구비 혼자서 거덜낸 독수리 한마리의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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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초원수리

독수리를 추적하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금이 바닥나는 일이 발생했다. SMS 발신기를 착용한 독수리 한 마리가 이란과 파키스탄으로 날아가면서 막대한 로밍 데이터 이용료를 부과하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연구진이 딜레마에 맞닥뜨리면서 러시아 통신회사 메가폰은 부채를 탕감해주고 연구진의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연구진은 통신 요금을 충당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크라우드펀딩을 개시했다.

연구 대상이었던 독수리들은 대부분 러시아 남부와 카자흐스탄에서 서식했다.

그러던 중 '민'이라는 이름의 초원수리 한 마리가 이란으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초원수리는 지난여름엔 카자흐스탄에서 머무르며 SMS를 발송했다. 그러나 이내 통신 커버리지 밖으로 날아갔다. 초원수리가 예상치 못하게 이란으로 날아가 버렸고 그동안 밀려있던 SMS 메시지를 이란에서 한꺼번에 발신했다.

카자흐스탄에서 SMS 발송은 건당 15루블(275원)이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건당 49루블(900원)이다. 여러 독수리 추적에 들어가는 연구비를 초원수리 한 마리가 거덜 낸 것이다.

러시아 연구진은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야생 동물 재활 센터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에서 이번 일로 10만 루블(약 183만 원)을 지불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 크라우드펀딩을 "독수리 통신 요금 보충하기"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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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란으로 날아가버린 초원수리 '민' (빨간색 선)

SMS 메시지는 독수리들의 이동 경로를 전해준다. 연구진은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독수리들이 어떤 안전 지역으로 이동했는지 확인한다. 초원수리에게 가장 위험한 요인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깃줄이다.

연구진은 현재 13마리의 독수리를 추적 중이다. 독수리들은 시베리아와 카자흐스탄에서 번식하며 겨울엔 따뜻한 남아시아로 날아간다.

RIV 노보스티 뉴스에 따르면, 메가폰은 연구진이 앞으로도 독수리들의 이동 경로를 지켜보면서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계속 수집할 수 있도록 통신비 구제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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