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여학생 화형 피의자 16명 전원 '사형' 선고

누스랏의 고향에서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누스랏의 고향에서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교장의 성추행을 고소한 여학생을 불에 태워 보복 살해한 피의자16명에사형이 선고됐다.

피의자 측은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국가의 여성들은 사회적 수치심 때문에 성추행과 같은 성범죄에 함구하는 편이다.

그래서 누스랏의 용기는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다.

추행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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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슬픔을 숨기지 못하는 누스랏의 가족들

올해 19세인 누스랏은 수도 다카에서 160km 떨어진 소도시 페니에 있는 이슬람 학교에 다니던 중 지난 4월 살해당했다.

학교 교장의 성추행을 고소한 지 2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사건 2주 전인 3월 27일 교장실에 불려 간 누스랏은 교장으로부터 수차례 추행을 당했다.

누스랏은 당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성범죄 사실을 신고했고, 교장은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누스랏에게 더 큰 시련이 닥쳤다.

누스랏의 고발에 분노한 사람들이 그의 신변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난 내 마지막 순간까지 이 범죄에 맞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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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누스랏은 학교 교장의 성추행을 고소했다

4월 6일, 누스랏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한 누스랏은 자신의 친구가 옥상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옥상을 찾은 누스랏은 부르카를 뒤집어쓴 4~5명의 일당에게 붙잡혔다.

그리고 당장 교장의 고소를 취하하라며 협박당했다.

일당은 누스랏이 싫다고 거절하자 그의 몸에 기름을 부었다.

그리고 불을 붙였다.

누스랏은 몸 80%에 화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사는 지역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누스랏는 숨을 거두기 전 휴대폰 영상을 녹화해 "교장은 내 몸을 만졌다. 난 내 마지막 순간까지 이 범죄에 맞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몸에 불을 지른 사람 중 몇몇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것도 밝혔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누스랏을 죽게 한 이들이 그를 불에 태운 뒤 자살처럼 보이게 하려고 현장을 꾸몄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대학 병원으로 호송 중 응급차 안에서 숨졌다.

충격에 빠진 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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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누스랏의 죽음이 알려지자 방글라데시 사회는 분노했다

그의 사망은 방글라데시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고 수도 방콕을 포함한 몇몇 도시에서는 강력한 법의 심판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법원도 보통 몇 년의 시간이 걸리는 다른 사건에 비해 이번 판결을 훨씬 빠르게 진행했다.

검사가 이례적으로 기자들에 "방글라데시 내에서 그런 살인을 저지르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공표까지 했다.

방글라데시 총리 셰이크 하시나 역시 가족들을 만나 죽음에 가담한 모든 이들이 죗값을 치르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사형 선고

이미지 캡션 누스랏는 숨을 거두기 전 휴대폰 영상을 녹화해 "교장은 내 몸을 만졌다. 난 내 마지막 순간까지 이 범죄에 맞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늘 법원에서 모든 피의자에 대해 사형이 선고됐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가족들은 결정을 지지한다며 집행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방글라데시 여성 단체에 따르면, 2018년에 940여 번의 성폭행 사건이 신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것보다 많으리라 예측한다.

인권 변호사인 살마 알리는 "여성이 성범죄를 신고하게 될 경우, 사회에서 많은 괴롭힘을 당하면서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사회는 여성을 낙인 찍고, 경찰도 대충 수사하기 때문에 사건이 진전되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누스랏의 죽음이 알려지자 방글라데시 사회는 분노하며, "왜 누스랏 사건은 여성이 목숨을 잃고 나서야 알려졌는가?", "누스랏의 죽음이 방글라데시가 성범죄 사건을 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09년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모든 학교에 성희롱을 당한 학생들이 고민과 고충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대다수 학교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사회 활동가들은 법을 시행하고 집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카 대학교의 카베리 게이얀 교수는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심어줘야 한다"며 "성희롱이 옳지 않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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