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 어린 시절 감독에게 '아동 성추행 당했다'

에넬의 발언, 루기아 감독의 해명, 그리고 프랑스 영화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에넬의 발언, 루기아 감독의 해명, 그리고 프랑스 영화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유명 배우 아델 에넬이 10대 시절 자신의 데뷔작 감독 크리스토프 루기아에 성희롱 및 부적절한 접촉을 당했다고 고백해 프랑스 영화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에넬의 발언, 루기아 감독의 해명, 그리고 프랑스 영화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관점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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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혐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리빙 네버랜드(Leaving Neverland)'가 "자신의 관점을 바꾸어놓았다"며 자신이 당했던 일을 고백하겠다며 나섰다.

"크리스토프 루기아 감독의 이야기에 너무 오래 휘둘렸다는 사실을 보게 해줬어요...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는 이야기요. 그의 행동이 통제와 고혹의 장치였다는 점을 이해한 거죠."

올해 30살인 에넬은 12살에 루기아 감독의 '악마들(Les Diables)'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오빠와 함께 부모를 찾아 나서는 자폐증을 앓는 고아를 연기했다.

에넬과 인터뷰를 진행한 미디어파츠는 자체 조사를 통해 관계자 30명에게 루기아가 어린 배우들에 집착을 보였다는 증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 촬영 환경이 '건전하지 못했다'는 배우와 스태프의 증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집으로 초대해 키스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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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루기아는 아동 성추행 혐의는 부인했지만, 그가 에넬에게 "실수들"을 범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에넬은 영화 홍보를 위해 원정 다니던 당시 루기아 감독이 자신을 집으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루기아 감독이 자신을 먼저 만지고 키스를 시도했으며 이후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15살이었던 에넬은 정서적 위기에 빠졌으며 루기아와의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측근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영화감독 협회는 폭로 이후 루기아를 협회장 자리에서 제명했다.

에넬은 프랑스 법 체계를 믿지 못하겠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에넬의 공개 발언에 따라 "권력형 아동 성추행" 혐의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기아는 아동 성추행 혐의는 부인했지만, 그가 에넬에게 "실수들"을 범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나의 찬사와 그에게 품었던 희망이 어린 나이에 불쾌함으로 다가올 줄 몰랐다"며 "그렇게 느꼈다면 용서를 빈다"고 더했다.

그는 "나의 사회적으로 고립됐고 이제 벗어날 방법은 없다"며 비관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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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에넬은 25개의 영화에 출연하며 2개의 프랑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상인 세자르상을 받았다

올해 54살의 루기아는 지표상으론 크게 성공한 감독은 아니다.

영화도 많이 만든 편이 아니며 큰 상을 받은 전적도 없다.

다만 최근 이민자의 권리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으로 화두에 오른 바 있다.

반면 에넬은 25개의 영화에 출연하며 2개의 세자르상을 받았다.

세자르상은 오스카상에 비견되는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상이다.

영화계 여성에 대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베로니카 르 브리는 이번 사건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명성 있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여배우가 최초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명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SNS를 통해 "아델, 당신의 용기는 비할 바 없는 너그러움의 선물입니다. 무거운 침묵을 무너뜨리고 있어요"라며 아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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