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스타들의 '병역 기피'가 사회 문제가 되는 이유

가수 유승준 Image copyright Luca Teuchmann
이미지 캡션 2012년 칸 영화제에서 열린 '차이니즈 조디악'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병역 기피 논란으로 한국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43)의 입국이 17년 만에 가능해질지 여부가 15일 최종 결정된다.

앞서 대법원은 비자발급 거부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던 1심과 2심 결과를 뒤집고 '13년 전 입국금지 결정을 갖고 비자 발급 거부한 건 위법'이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유승준은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등의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누렸다. 방송을 통해 수 차례 군입대 의사를 밝혔던 그는 국방부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입대를 목전에 둔 2001년 고별 공연을 한 뒤 가족들에게 군입대 전 인사를 하고 오겠다고 출국했다. 하지만 유승준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에 병무청과 법무부는 유승준에게 입국 금지처분을 내렸다.

그러다 유승준은 병역 의무 이행 기간이 모두 끝난 2015년 미국 LA 총영사관에 취업활동이 가능한 F-4 비자를 신청했다.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서울 행정법원에 비자발급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냈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으면서 파기 환송심이 열리게 된 것이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단에 대한 사실상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15일 열릴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유 씨가 승소하면 유 씨의 입국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 반감

하지만 한국 내 여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국민적 반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유승준의 상고심 재판 선고기일을 앞두고 리얼미터가 지난 5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승준 입국금지 유지'에 대한 청원글이 올라올 정도다.

청원 글은 게시된지 닷새 만에 무려 20만 명의 동의를 얻을 정도로 공분을 사기도 했는데, 남겨진 글을 보면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주로 표했다.

'힘있고 빽있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빠져나간다', '나는 춥고 더울 때 목숨 걸어가며 나라지켰는데 유승준은 군대 안가고 편하게 미국서 살다가 돈 떨어지면 한국 들어와서 돈 벌려고 한다'와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반대로 '17년이면 충분히 죄값을 받았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스타들과 병역

물론, 병역 비리 혐의로 논란이 됐던 유명 연예인은 유승준 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워낙 논란이 되다 보니 지금은 병역을 제대로 치르는 연예인들도 많아졌지만, 유독 연예계에서 병역과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정병욱 문화평론가는 "일반인과 달리 신체활동을 주 영역으로 삼는 운동 선수 및 연예인에게는 군 복무가 치명적인 활동 공백기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1990년대 중후반부터 연예인의 활동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졌는데 이런 면도 논란이 많아지게 된 계기라고 분석했다.

2004년 송승헌, 장혁, 한재석은 병역 면제 판정을 받기 위해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줬다가 발각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 이들은 잘못을 인정하며 송승헌과 장혁은 현역 입대를, 한재석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부실 복무로 재입대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수 싸이는 2003년부터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했지만 부실 복무를 한 정황이 드러나 현역으로 재입대를 해야 했다.

2010년 가수 MC몽은 고의 발치 및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로 병역기피 혐의를 받았다.

법정에서 고의 발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허위 입영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 받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 이상을 선고받아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논란이 됐던 인물들 중 군복무를 다시 수행한 이들은 다시 대중 앞에 설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아직 용서받지 못했다.

군대 문제에 분노하는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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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입대하고 있는 장병들

그렇다면 한국에서 왜 군대 문제는 쉽게 넘어가기 어려운 것일까?

한국에서 한국 국적 출신의 연예인들이라면 병역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징병제 국가인 한국에서 남성은 헌법 제39조와 법률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진다.

한창 공부하거나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나이에 쉽지 않은 18개월(육군 현역 기준)의 의무를 강제하는 만큼 예민한 상황이며 공정한 잣대가 중요시 된다.

그렇기 때문에 꼭 연예인 뿐만 아니라 국회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르는 문제가 자신이나 자녀의 병역특혜 문제다.

정병욱 평론가는 "한국 사회에서의 '군대' 곧 병역은 그것의 이행 여부와 이를 '어떻게' 치뤘는지가 '정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통과 의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와중에 바른 이미지를 통해 분야를 막론하고 톱클래스급의 입지를 다지던 유승준이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밝혔던 약속과 기존의 이미지를 뒤집는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당시 대중은 단순한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준을 비롯해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 사건은 사회 공정성과 박탈감으로도 연결된다.

특히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대중과의 거리가 가까운 연예인의 군 문제는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친근하게 여겼던 특권층 연예인이 각종 꼼수를 써 이득을 보기 때문에 더 반발심이 들기 때문이다.

입대 후에도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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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달 28일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았던 승리가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이 같은 병역 기피 논란이 계속되자 많은 연예인들은 정상적으로 입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막상 군대에 들어가서는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2012년 가수 비와 KCM은 일반 병사와 달리 잦은 휴가와 외박으로 특혜 논란을 낳았고, 2013년에는 세븐과 상추가 군복무 도중에 '안마방'을 출입하는 사건이 일어나 구설수에 올랐다.

또, 연예 병사이던 토니안, 앤디, 양세형, 붐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도박한 사실이 드러나는 일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결국 국방부가 '연예 병사' 제도를 폐지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연예인 특혜 논란은 계속됐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도 휴가와 입원 등으로 일년간 100일 넘는 기간을 사용하고 국군 병원 1인실에 입원해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지난 6월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2018년 입대한 연예인 출신 병사 16명 중 13명이 일반병사보다 평균 휴가보다 더 많은 휴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네 명은 100일 이상 휴가를 받았는데 지난해 기준 일반 육군 병사의 평균 휴가 일수는 59일이었다.

요즘은 다른 부분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가 도피처로 군대를 선택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정용화의 경우 2018년 경희대 대학원 박사 과정에 정식 면접을 보지 않고 합격했다는 특혜 입학 의혹에 휩싸이자, 얼마 지나지 않아 군대에 입대했다.

정준영 대화방 멤버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용준형도 군대에 입대해 도피성 입대 의혹에 휩싸였다.

버닝썬 사건의 중심에 있던 승리 또한 군 입대를 압둔 상태에서 대중들은 사건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승리가 도피성 입대를 하는 것은 아니냐고 염려 어린 시설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 대중들의 분노와 박탈감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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