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무의미한 회의들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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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들이 '결정을 내리기 위한' 시간이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심리 치료' 시간이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말모 대학의 연구진들은 회의가 구성원들의 지위를 공고히 하거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페트릭 홀 교수는 관리자 역할과 '전략 수립'에 연관된 직무들이 늘어나면서 회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회의의 빈도가 늘어나는 것에 반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횟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고 주장한다.

홀 교수는 이 모순적인 상황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

존재의 이유를 찾아서

정치학자인 홀 교수는 회의 증가 추세가 업무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수는 줄고, 전략 협상 전문가, 컨설턴트, 자문, 관리자 등 회의가 주 업무인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실체가 보이는 업무를 하지 않아요"

사람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직무에서는 눈으로 실적을 확인할 만한 업무가 적은데, 이는 본인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함을 의미한다.

"많은 관리자들이 본인의 역할이 뭔지, 뭘 해야 할지 몰라요."

홀은 바로 이럴 때, 사람들은 더 많은 회의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떠드는 걸 좋아하고, 떠들다 보면 자신의 역할을 찾기도 하죠"

많은 사람들이 업무 시간의 반 이상을 회의에 할애한다.

심지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 회의를 평가하기 위한 회의도 생겨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이 회의를 참석하는 데 허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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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을 표출할 기회

회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시간 보내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다른 의미로 '유의미'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고 홀 교수는 주장한다.

회의, 특히 긴 회의들은 '심리 치료'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회의의 주제와 목표가 무엇이든 간에 회의는 구성원들에게 불만을 표현하고 동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너무 많은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집중력을 잃고 딴짓을 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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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늘어날수록 회의가 '쓸데없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기 쉬운데, 이는 회의의 존재 목적에 대한 오해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고 홀 교수는 말한다.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내부 회의들의 경우 쓸데없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런 회의들의 진짜 목적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속해있는 집단의 권위와 구성원들의 위치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힘의 논리

홀 교수는 회의는 보통 시간이 많이 주어질수록 늘어지게 되어있기 때문에 회의 시간을 보다 짧게 잡아보라고 제안한다.

또, 그는 회의 구성원들 간 '힘의 균형'을 강조한다.

회의에 다양한 지위를 가진 구성원들이 참석하게 되면, '힘의 논리'에 의해 회의가 진행돼 사람들의 불만감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이런 회의들에서 좌절감을 느낍니다. 자신이 아무런 지위도, 영향력도 없다고 느끼게 되죠. 이런 경우에 회의는 뭔가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분란을 조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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