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결렬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을까

주한미군 Image copyright NurPhoto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철수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조선일보는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 희망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철수할 수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부담 문제로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조선일보 보도를 부인했다.

원인이 된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협상을 통해 매년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 정한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에 6조 원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년 한국이 합의한 금액의 5배가 되는 수준이다.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협상에서 3차 회의가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렸다. 그러나 양국의 입장 차가 크다는 이유로 90분 만에 조기 종료됐다.

후보 시절부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해 한국이 부담하는 금액이 적어 차라리 철수시키는 게 낫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

"우리는 한국에 82년을 있었는데 거의 아무것도 얻은 게 없습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방위비분담금에 한미 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게 알려지면서 한국 언론 사이에서 협상의 지렛대로 주한미군 철수 혹은 감축 카드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9일 에스퍼 국방장관이 분담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아 한국 내 안보불안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에스퍼 국방장관은 21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에스퍼 장관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이런 것으로 동맹을 위협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협상입니다"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는 가능할까?

만약 협상이 미국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일제히 철수시킬 가능성이 있을까?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최현호 군사평론가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 국방수권법(NDAA,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통해 주한미군의 수를 2만20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막아놓았습니다."

2018년 수정된 미국 국방수권법은 주한미군의 감축 하한선을 2만2000명으로 정해놓았다. 이보다 적게 주한미군의 수를 줄이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재량만으로 주한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철수'는 못해도 '감축'은 가능

그러나 주한미군을 일부 감축하는 것은 가능하다. 조선일보의 보도도 3~4000여 명 정도로 이루어진 1개 여단을 철수하는 방식을 미국이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정도 감축은 국방수권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마도 순환 배치되는 기계화 여단을 가지고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 평론가는 설명했다.

미 육군 2사단 제1전투여단(기계화보병)은 9개월마다 한국에 순환 배치를 하고 있다. 기존에 머물러 있던 병력이 본국에 복귀하면 본국에서 다른 병력을 파견하는 방식이다.

기존 병력의 복귀 후 후속 부대를 파견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한미군의 수를 감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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