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 문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까?

24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Image copyright 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 캡션 24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1박 2일의 중국 방문을 24일 마친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과 더불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개최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미 협상이 중단되고 북한의 무력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깊어진 한일 갈등 또한 이번 정상회담으로 일부 해결될지 주목받았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이후 일본은 한국에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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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3일 오전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

북한 문제에서 한국은 중국과 손잡을 수 있을까?

지난 23일 오전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합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 역시 회담에서 "중국과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이익이 일치한다"면서 "양국은 모두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를 견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데 이는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확고한 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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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

국립외교원 김한권 박사는 BBC 코리아에 한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았다고 말했다.

"북미 핵협상이 정체 구간에 접어들면서, 자칫하면 북한이 전략적 오판으로서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는 무력 도발이든가 또는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자국 이익에 손해가 되기 때문에 이번에 한중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협력하고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보내자는 데 동의했던 모습으로 생각됩니다."

김 박사는 중국이 북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강한 지렛대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음에도 지금껏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미국과 전략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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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미국과 한반도에서 전략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은 북한 김정은 체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김한권 박사는 말했다

북미간 직접적 대화가 중단된 현재로서는 6자 회담이나 비슷한 방식을 통해 중국이 정식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6일 러시아 타스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 대북제재 완화 외에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나 다른 유사한 형식의 다자 협의를 재가동할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리커창 총리 역시 24일 한중일 정상회의 후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3국은 국제질서와 가치와 함께 정치 외교적인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싶고, 한반도 및 이 지역에 장기적인 안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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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 부장은 지난 2016년 사드 배치로 한중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방한했다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한중 갈등은?

한국에게 이번 방중의 또 다른 주요 과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실시한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최근 급격히 악화된 한일관계로 한중 갈등은 최근 들어 비교적 덜 주목받았지만, 한중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이라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 관광업엔 유의미한 타격이 있었다. 지난 3년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0% 이상 줄었다.

이번 공동언론발표에서 리커창 총리는 한·중·일이 합의한 바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언급하며, 제조, 서비스, 금융 등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이어 내년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개최 성공을 기원하며 3국 간 문화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

Fan Wang, BBC 중국어 서비스

중국은 최근 들어 북한 핵 문제에 있어서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것 역시 중국이 여전히 북핵에 관한 영향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은 미국과 북한에 달렸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의를 통해 한·중·일이 공동 인식을 확인한 것은 앞으로 더 많은 대화를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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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에서는 사드가 제일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중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에 불만을 더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계속되는 미중 경쟁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 향후 계속 미국과 경쟁 상태를 유지할 경우 이웃 나라인 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번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의 회담 내용을 보면 관계 회복에 있어서 여러 적극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양국 관계에 있어서 사드 문제가 예전만큼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일 관계는 회복 모멘텀 얻을까?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약 11분간 환담한 적 있지만 공식 정상회담은 1년 넘게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정식 양자회담을 가졌다.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이후 올해 7월 일본은 한국과의 수출 규제를 시작했고 한국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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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두 정상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분간 깜짝 환담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매우 중요한 상생과 번영의 동반자"라며 "잠시 불편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안전 보장에 관한 문제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한국·미국 간의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도 중요한 일·한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약 50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수출규제를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아베 총리 역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답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회담 후 밝혔다.

김한권 박사는 BBC 코리아에 "양국의 국내 정치적인 입장을 감안한다면 관계 개선 조치와 경제 (보복) 해제가 신속하게 나타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서로의 간극이 너무 크다. 하지만 (협상이) 출구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입구만 돼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고 YTN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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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 BB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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