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트가 된 해외 포스터 디자인의 숨겨진 의미를 들어봤다

'기생충' 영국 포스터 Image copyright La Boca/Curzon Artificial Eye
이미지 캡션 '기생충' 영국 포스터

영화 '기생충'이 40여 개국에서 개봉함에 따라 각국에서 디자인한 포스터들이 화제다.

이와 더불어 무비 아트, 블루레이 커버, 팬아트 등도 주목받고 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기생충' 포스터가 예술이 됐다"며 작품을 공유했다. 또 작품에 관한 아티스트 정보와 구매 사이트 문의도 잇따랐다.

BBC 코리아는 영국 포스터를 제작한 라 보카(La Boca) 스튜디오와 프랑스 포스터를 그린 마리 버거옹, 그리고 프랑스 블루레이 커버 아트 작업에 참여한 최지수 작가를 인터뷰했다.

Image copyright 라 보카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캡쳐
이미지 캡션 라 보카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캡쳐

기생충 영국 포스터를 제작한 라 보카 스튜디오는 BBC 코리아에 "'기생충'의 복잡성을 심플하게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이 웃기려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영화에서 유머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유쾌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죠."

"하지만 깊이 보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며 숨겨진 디테일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품 속엔 모스 부호와 오스카 트로피가 숨겨져 있다.

"포스터에서 이런 것을 찾는 재미는 마치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느끼는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영화 곳곳에 힌트들이 있고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죠. 하지만 관객은 계속 표면 밑에 더 해독할 것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자신들은 영화를 세 번이나 봤지만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궁금증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영국 배급사와 더불어 봉준호 감독과도 긴밀히 협력했다고 했다.

Image copyright The Joker Films/Marie Bergeron
이미지 캡션 '기생충' 프랑스 포스터

프랑스 포스터를 디자인 한 마리 버거옹은 초기에 생각한 컨셉은 "거짓말쟁이, 침입자, 불운" 등이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좀 더 강렬하게 영화를 전달할 방법을 고심했고, 부와 가난의 대립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했다.

"갑자기 생각난 이미지는 건물들이 위로 쌓인 모습이었어요. 밑에는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죠. 그리고 위에는 부자가 있죠. 결국 인생 그 자체를 나타내요."

"하지만 (아래 건물) 사람들은 움켜잡고 올라가려고 하고 (부자들의) 삶의 일부가 되려고 해요. 그런 식으로 등장 인물들을 포스터에 나타냈죠." 버거옹은 말했다.

이 작품은 곧 조커스샵이라는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고 프랑스 배급사 조커스필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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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기생충' 프랑스판 블루레이 커버 아트

포스터 외에 다른 무비 아트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인 최지수 작가가 참여한 '기생충' 프랑스판 블루레이 커버 아트가 그 중 하나다.

'박 사장네 집'이라는 공간을 전면에 그리는 컨셉으로 최 작가는 디자인 스튜디오 플레인아카이브와 함께 작업했다. 최 작가는 BBC 코리아에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업이 공개되고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아, 그 집이 저렇게 생겼었어?' 였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건물의 평면도나 투영도를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는 상상을 하기 좋으니까요. 사람들도 그런 상상을 해봤으면 합니다."

다양한 요소들을 작품에 숨겨 놓은 것은 라 보카 스튜디오 작품과 비슷하다. "사람들이 보물찾기하듯이 그림 구석구석을 살펴보도록 했어요"라고 그는 덧붙였다.

Image copyright 스크린 캡처

해외 프로모션용 포스터 중 하나는 기우가 선물로 받은 수석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리틀 화이트 라이즈(Little White Lies)'라는 영화전문매거진은 지난 10월 이 작품을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이 '기생충' 해외 포스터에 좀 집착 중"이라고 쓰기도 했다. 작가를 문의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투자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는 관계자는 BBC 코리아 문의에 "각국에서 각국의 상황에 맞게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지만, 해당 작품의 작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배급사 네온은 지난 12월 크리스마스이브에 트위터를 통해 "시즌이 시즌인 만큼, 봉준호 감독이 사인한 수퍼 아티스트 그레그 루스의 아름다운 기생충 무비 아트 2점을 나누어 준다"라고 발표했다.

그레그 루스의 홈페이지인 '그레그 띵쓰(GregThings)'를 보면 15일 현재 해당 작품은 품절로 나온다.

콜롬비아 대학의 정승훈 겸임 부교수는 "오리지널 포스터와 다르게 영국과 프랑스 포스터 구조를 보면 지하-반지하-지상 구조를 활용한 점"을 주목했다.

"영화를 다 본 사람들이 만든 포스터라고 느껴지는데, 이 경우 새로운 형태의 궁금증을 2차, 3차로 던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 포스터를 보고 영화와 연계해 해결하는 재미를 느끼고, 못 본 사람들은 영화의 구조에 대해 새로운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Image copyright 스크린 캡처
이미지 캡션 그레그 루스의 홈페이지. 15일 현재 봉 감독이 사인한 해당 작품은 품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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