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무실에서 확산될 수 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6일(현지시간) 0시부터 한 달 동안 모든 비필수 상점과 학교,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사무실을 비우고 있다. 정부에서 재택 근무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시도다. 근무자들이 붐비는 사무실에 나오는 것보다 집에서 일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무실 대신 재택근무를 취하는 것이 단지 예방 수단만은 아니다. 전부터 사무실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확산의 원천지 역할을 해왔다. 사무실에서 한 명이 기침하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동료에게 옮겨가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이러한 순환은 계속되면서 벌어지는 일 역시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사무실에서 벌레와 세균, 바이러스, 박테리아가 쉽게 확산된다고 말한다. 노스캐롤라이나 과학 및 수학과에서 '제도적 연구 및 전략적 이니셔티브' 책임자로 있는 크리시 휴이트는 '사무실 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번성'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해왔다.

그녀는 "사람들은 일상 대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공간을 공유하고 다양한 집기를 만지는 사무실에서 보낸다"며 "사무실 안의 공기와 각종 집기 표면에서 미생물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즉 사무실에서 사람이 많이 접촉하는 영역은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역을 만지는 이들은 감염 위험이 크다. 아리조나 공중보건대학의 연구원 조나단 섹스톤은 냉장고, 서랍 손잡이, 수도꼭지 손잡이, 미닫이문, 커피 포트 등에서 세균의 밀집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

미국 미생물학회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공간 속에서 미생물의 확산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연구자들은 사무실 문 손잡이나 탁자위 등에 무해한 바이러스 샘플을 배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애리조나 대학의 미생물학자인 찰스 게바 박사는 커피를 마시는 휴식 공간을 첫 번째 오염지역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2~4 시간 정도가 흘렀다. 그랬더니 사무실 노동자들과 방문객, 그리고 접촉이 많은 집기의 40~60% 정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위생상태도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2019년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직장인들 중 61%만이 화장실을 다녀온 후 따뜻한 물과 비누로 손을 제대로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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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사무실의 냉장고, 서랍, 수도꼭지 손잡이, 미닫이문, 커피 포트 등에서 세균의 밀집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공기중의 바이러스

더러운 손과 책상도 있지만, 가장 크고 위험한 바이러스 확산 경로는 공기다.

네브라스카 대학 보건대학의 역학학자 겸 교수인 알리 칸 박사는 "커다란 위험은 사무실 건물이 아니라 아픈 직원들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몸이 아픈 직원 한 사람이 기침과 재채기, 사무실 집기의 표면 만지기, 다른 사람과의 가까운 접촉 등을 통해 세균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책상에만 앉아 있어도 침방울이 날아가서 다른 집기 표면에 내려앉으며. 전염을 일으킬 수 있어요."

사무실에서 순환되는 공기도 미생물의 확산에 기여한다. 휴이트는 실내 환경에서는 냉난방 환기장치를 통해 순환되는 공기를 따라 미생물도 확산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환기장치와 여과장치의 관리 상태가 공기 속 오염물질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며 "공기 순환과 여과, 습도 및 온도 유지 장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건물은 냉난방 환기장치를 통해 더 많은 미생물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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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3월 11일 방역 관계자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무실을 소독하고 있다

계속 씻어라

가정 위생 국제 포럼의 부위원장인 리사 애커리는 가정은 보다 통제된 환경이라고 말했다. 사람들도 적고 하나의 물건을 여러 사람들이 만지는 일도 적다는 것이다.

가정 내에서는 다른 동료들의 침방울이나 다른 이들이 만진 물건에 노출될 가능성도 적다. 오염물질을 확산시키는 타인의 열악한 위생 상태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재택 근무중에 밖에 나갔을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이러스를 집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칸은 "바이러스는 집 안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지 않는다"며 "감염된 사람에 의해 집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픈 사람과 접촉하거나 감염된 표면을 만진 뒤, 바이러스를 집 안으로 옮겨오면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그 힘을 발휘하는 유일한 방식은 몸에 들어가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얼굴을 자주 만지는 것 등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가 손에 묻었다 하더라고, 그것이 몸 속으로 들어갔을 때 병의 증세가 나타난다.

사무실이든 집이든 일하는 공간에서 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집에서는 여러 사람이 만지는 표면이나 접촉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공간에 세균이 침투했다면,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사무실로 돌아가 일하게 될 때, 사무실이 또 다른 팬데믹의 발생지가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넥스트 팬데믹(The Next Pandemic)의 저자인 칸은 다음 팬데믹이 사무실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

그는 "다음 팬데믹은 사무실이 아닌 야생에서 다시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인구 밀집이 높은 사무실이나 여러 다른 공간은 그저 이 질병이 확산되기에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결국 가장 좋은 대처법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손을 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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