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 차단… 속내는?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은 최근 대남사업을 총괄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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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은 최근 대남사업을 총괄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앞으로 한국 정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면서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한국 정부가 '묵인'했다고 비난하면서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다는 노동당 지도부의 입장을 전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북한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는 적'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9일 북한이 이제부터 한국 정부를 '적'으로 간주하고 대남사업을 수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와 탈북자들의 "죄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을 심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대적사업계획'의 첫 단계로 북한은 9일 0시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하던 남북 당국 간 통신연락선, 군 통신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연락선을 완전 차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노동신문에는 탈북자들의 '최고존엄' 모독을 강력히 비난하는 북한 국민들의 집회와 반응에 대한 기사가 여러 건 실렸다.

처음도 아닌데… 강경반응 이유는?

북한은 일부 탈북자들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을 향해 보내는 전단('삐라')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2018년 판문점선언 이후에도 탈북자 단체들이 적어도 20여 차례 대북 전단을 살포했는데, 이번에 새삼 이를 들고 나왔다는 점을 9일 평화재단 기고문에서 지적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북한의 행동이 내부결속용 측면이 더 크다고 본다.

"(북한의 조치는) 코로나19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난이나 경제난을 방증하는 것이고… (전단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원천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는 거죠." 윤 교수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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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은 2013년 파주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처럼 주로 헬륨 풍선에 담겨 보내진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경제난을 북한이 강경대응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9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학생들이 6월부터 학교를 가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코로나19 문제가 없었다면 4월에 시작하는 신학기를 굳이 6월까지 미루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년에는 미국의 압박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절대 굴복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고 큰소리는 쳐놓고 코로나가 갑자기 전 세계를 지금 휩쓸면서 1, 2, 3, 4, 5월을 놀았단 말이에요."

"경제는 하나도 안 돌아가고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동분서주하면서 경제 살리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데… (대북 전단에서) 남한의 발전상 같은 거를 자랑하고 이러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어요."

과거 연락채널 차단 사례는?

북한은 판문점에 남북 간 직통전화가 개설된 70년대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차단하고 다시 복구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처음으로 연락을 차단한 것은 1976년 8월이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된 시기였다.

이후에도 북한은 1996년 북한 잠수정 강릉 침투사건이나 2008년 유엔 대북인권 결의안 공동제안,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대해 남북교역을 중단하는 5.24조치 실시 등의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연락을 단절했다.

가장 최근엔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하자 북한이 역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하면서 판문점 직통전화와 군 통신선을 차단한 사례가 있다.

이때 차단된 남북 연락 채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8년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논의되면서 2년만에 복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