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미국,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마라' 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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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6일 미국에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은 이날 노동신문에 낸 담화문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미 연합 훈련을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이날 미국의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서울 방문 하루 전이자 일본 방문 당일 아침에 맞춰 나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몇 주간 북한에 연락을 취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정부는 아직 바이든 행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두고 오랜 기간 냉랭함을 유지해왔다.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마라'

김여정은 이날 노동신문 담화에서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서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랜 기간 깊어지는 고민 속에 애를 태웠다는 남조선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의 정정당당한 요구와 온 겨레의 한결 같은 항의규탄에도 불구하고 차례질 후과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서인지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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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기적 만남'도 북미 간 교착상태를 풀진 못했다

김여정은 또 "남조선당국은 또 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그리고 그 형식이 이렇게 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훈련에서 실제 병력·장비를 동원한 야외 기동 훈련(FTX) 없이 컴퓨터 모의실험 형식의 지휘소 훈련(CPX)만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여정은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분석

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

서울에 있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북한은 보통 한미 연합 훈련을 앞두고 이런 반응을 해왔다. 가끔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이번과 같이 그렇지 않은 경우엔 화가 가득한 단어들로 이어진 "전쟁 게임"으로 대응한d 때도 있다.

김여정은 오랜 기간 오빠 김정은의 총애를 받는 사냥개였다. 그리고 이번 발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담화를 통해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의 서울 방문이다.

미 행정부의 비공식 접촉에 대답하지 않은 북한이 적어도 한국과 미국의 행보를 지켜보고 듣고는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김여정은 이번 회담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내용이 나왔을 때, 무슨 대응을 할 것인지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이 경고했다는 사실은 말하고 있다.

이번 미국과 한국, 일본의 회담에선 북한의 핵 개발 관련 내용이 심층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외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며, 검토 결과는 다음 달 내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은 대선 기간 김정은을 "깡패"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미국과 UN의 경제제재 완화 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2017년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착수하며 크게 악화됐다.

이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개인적 신뢰를 쌓으려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회담을 기획하는 등 노력했지만 결국 핵 포기 및 경제제재와 관련해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