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령 받고 반미 활동했다'...청주 활동가들 '간첩 혐의'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미국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피의자 심문을 위해 청주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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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활동 혐의를 받는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피의자 심문을 위해 청주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북한의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충북 청주지역 활동가들에 대한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북한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1인 시위와 서명운동 등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청주지법은 지난 2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혐의를 받고 있는 4명 중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북한 노선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포섭해 한국 지하조직을 결성하라'는 지령과 함께 활동자금 2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충북 청주에 있는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확보한 USB에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북한과 주고받은 지령문, 보고문 80여 건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조작∙국보법 폐지' 주장

이와 관련해 4명 가운데 영장이 기각된 손 모씨는 BBC에 "이번 사건은 100% 국가정보원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손 씨는 또한 국정원이 오랫동안 불법 사찰을 진행했고, 이번 조사에서 불법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손 씨는 "국가보안법과 국정원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조작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자칫 사건의 본질인 간첩 혐의가 아닌,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한 논쟁으로 비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방연구원 출신 김진무 숙명여대 교수는 "이들의 주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세상에 이게 왜 불법이냐, 그리고 폐기 대상인 국가보안법을 왜 적용하느냐는 것"이라며 "법원에서 이들의 간첩 행위가 아닌, 엉뚱하게 국보법을 놓고 싸우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활동가들이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의 특보단으로 임명됐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6일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의 '대남사업'

전문가들은 북한의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에 대해 대남 공작 부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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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사업부의 핵심은 간첩 비밀공작, 공개적 반미 구축 활동 그리고 사이버 테러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대북정책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BBC 코리아에 "문화교류국은 이름만 순화했을 뿐, 북한의 대남통일 적화전략전술, 노동당 규약에 규정된 한반도의 공산주의 사회 건설 실현을 위한 집행기관"이라고 설명했다.

반 민주주의, 공산주의 사회건설,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라는 것.

곽 대표는 "통일전선부를 비롯해 문화교류국, 정찰총국 등 대남 공작기관들은 1년 365일, 24시간 활동한다"며 "대결 시기는 물론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평화적 시기에도 이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박사는 "북한 대남사업부의 핵심은 간첩 비밀공작, 공개적 반미 구축 활동 그리고 사이버 테러"라고 말했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흔들기,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이 이들의 최대 목적이고 미국산 스텔스기 도입은 한국의 대북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지는 만큼 반대할 명분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이나 미국에 이런 간첩 사건이 빈번한 이유는 돈이면 다 해결되기 때문"이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자'를 공격하고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이런 계급 투쟁은 북한이 원하는 적화통일이 될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