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 나라들이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서두른 이유

  • 짐 리드
  • BBC 보건 기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백신을 맞고 있는 청소년

사진 출처, Damien Storan

사진 설명,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백신을 맞고 있는 청소년

영국 최고 의료 책임자들이 13일(현지 시각) 만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2회가 아닌 1회 접종을 제안했다.

10대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여러 나라가 있지만, 접근 방식엔 차이가 있다.

유럽은 나라별로 상이

지난 5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화이자 백신의 만12~15세 사용을 승인했다.

그 이후 EU 국가들은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청소년들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덴마크(만 12~15세)와 스페인(만 12~19세)은 현재 이 연령대 대부분에게 최소 1회 접종을 했다

프랑스 역시 만12~17세 66%가 현재 1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52%가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프랑스는 10월까지 빠스 싸니떼르(pass sanitaire·접종 완료증) 발급을 만18세 미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청소년들은 영화관, 박물관, 레스토랑, 실내 쇼핑센터와 같은 장소에 가려면 접종 완료증이나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증을 제시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지난 6월 기저질환이 있는 만12~15세에게만 접종을 하라는 권고안이 나왔었다.

하지만 8월 델타 변이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백신 접종 대상자는 만 12세 이상의 모든 연령대로 확대됐다.

스웨덴에서는 만 12~15세 청소년은 폐 질환, 심각한 천식 혹은 다른 고위험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EU 국가는 아니지만, 노르웨이는 최근 만 12~15세 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우선 1차 접종만 하며 2차 접종 여부는 이후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 청소년도 필수인 백신 접종

지난 5월 미국캐나다의 규제 당국은 만 12세 청소년 접종 용도로 화이자 백신을 최초 승인했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 3주 간격으로 1, 2차 접종을 시작됐다.

7월 말까지 만12~17세의 42%가 1차 접종을, 32%가 2차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은 화이자 혹은 모더나가 사용됐다.

청소년 백신 접종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탄력을 받았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학생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아이들의 수는 예방 접종률이 가장 낮은 주에서 3.4~3.7배가량 더 높았다.

일각에선 학부모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일부 지역 미국 교육청 중에는 만 12세 이상의 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이 경우에만 수업 출석을 가능하도록 한 곳도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최근 학생 60만 명에게 접종하기로 했으며 뉴욕에서는 학생이 아닌 교직원이 예방 접종을 필수로 해야 한다.

한편, 화이자 제약사는 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만 5~11세 관련한 결과는 9월에, 생후 6개월~4세 사이의 유아에 대한 데이터는 연말 정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규제당국이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후에 어린이 연령층을 위한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만 3세 이상에게 접종 승인한 중국

지난 6월, 중국은 만 3~17세 연령대에 시노백 백신을 승인했다.

이로써 중국은 어린이 연령층을 위한 백신을 승인한 첫 국가가 됐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인구 14억의 80%에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대략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만 18세 이하의 연령층의 백신 접종 없이는 불가한 수치이다.

원칙적으론 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은 강제는 아니지만,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백신 접종을 2회까지 완료하지 않은 학생은 이번 학기 등교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시노백 백신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에서 널리 이용하고 있다.

앞서 칠레는 만 6~17세 인구에 시노백 백신 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시노백 제조사는 최근 남아공에서 6개월~만 17세까지의 연령대에서 백신 효능과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한 임상 실험을 시작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중국 난징 종화 고등학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

인도, 성인 접종 이후에 확대 시행

유니세프 추산에 따르면 인도 청소년 인구는 약 2억5300만 명에 달한다. 세계에서 청소년 인구가 가장 많다.

국립혈청학조사(NS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의 약 60%가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며, 이로 인한 면역력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는 만 12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 접종이 가능한 새로운 백신을 긴급 사용 허가했다.

이 백신은 주삿바늘 없는 인젝터로 투여하며 3차 접종을 완료해야 면역이 가능하다.

자이더스 캐딜라사는 만 2세 이상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행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 과학 고문들은 질환이 있는 만 12~17세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10월에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연말로 예정된 성인 접종이 끝난 후에야 확대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은 18세 이상 일반 국민의 접종이 완료되는 오는 4분기부터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만 12~17세 소아·청소년을 접종대상자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아·청소년 접종의 시행 시기는 4분기 중"이라며 "4분기 계획에 포함해 10월 이후의 접종계획을 9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신 종류는 화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반장은 "현재까지 12∼17세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백신은 화이자 백신이 유일하다"면서 "모더나 백신은 현재 허가가 신청돼 심사 과정에 있기 때문에 추후 허가되면 이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연령층 중에서는 앞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에 맞춰 고등학교 3학년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질병청은 이번 달 안으로 청소년 백신 접종 대상과 시기, 활용 백신, 접종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