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왜 3개월 만에 또 만났을까?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담이 열렸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담이 열렸다

오늘 1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담이 열렸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서 개방적인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이 미국의 다양한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때까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완벽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핵화 진전과 관계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김 대표는 "접근성과 모니터링에 대한 국제기준을 충족한다면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두 동맹국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일본에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며 최근의 북한 상황은 동맹국 간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 문제 해결 등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한미일 3국 협력은 비핵화 등 북한 문제뿐 아니라 지역 안정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KCNA/AFP

사진 설명,

북한이 13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진

미국 양보 없으면 북한 '고강도' 도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다시 모인 것은 지난 6월 서울 회동 이후 3개월 만이다.

미국의 대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다 저강도 군사도발까지 감행한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는 계속해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

실제 미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도 대북 외교적 접근법은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북한에 관여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

그러면서 "미국의 제안은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국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북한과의 협상 개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공언했고 따라서 향후 고강도 도발을 할 개연성이 매우 큰 상황 속에서 일단 미국은 최선을 다해 손을 내밀었지만 북한이 도발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강경 정책은 정당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대결 관계가 다시 한번 초래되는 게 부담스러운 만큼 대외 메시지를 조절하는 모양새"라며 "양쪽 모두 판을 깨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 모두 서로에게 내건 요구 조건의 간격이 매우 크다"면서 "어느 쪽이든 변화가 있으면 회담이 시작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미래의 어떤 시점에 북한이 큰 도발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이 지난 5월 공개된 북한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에 실렸다

인도적 지원으로 대화 물꼬 틀 수 있을까?

이번 회담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가 논의된 만큼 이를 통해 일정 부분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금씩 올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인지가 논의의 중심이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본적으로 틀이 만들어져 있는 만큼 한미일은 물론 중국, 러시아 대표들까지 연쇄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는 "인도적 지원 문제는 주로 한국 정부가 제안하고 있지만 그 중 일부만 논의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동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반향을 일으킨 만한 소재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4일 서울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 미국의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은 "북한 같은 정권은 마음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과 노선 자체에 대해 자각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된다면 견뎌낼 수 없음을 알아채야 한다는 것.

폼페오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도 다른 길을 검토하는 것 같았으나 현 상황이 낫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핵을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를 유지할 시 대가가 크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폼페오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측 대표로 실무회담을 주도하며 북한과 수 차례 접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