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통계로 보는 '나 홀로 산다'...그들은 좀 더 가난했다

서울 홍대거리의 한 혼밥식당

사진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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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거리의 한 혼밥식당

국내 '나 홀로 가구'가 1년 사이 50만 명 가까이 늘어나 665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나 홀로 가구'인 셈이다.

다만 이들의 연 소득은 전체 가구의 절반에도 한참 모자랐다. 1인 가구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지난해 처음으로 15%를 돌파했다.

'나 혼자 산다' 가장 많아

통계청은 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발표했다.

1인 가구 비중은 역대 최고인 31.7%를 차지했는데, 전체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이다.

1인 가구는 20대가 가장 많았다.

20대가 전체 1인 가구의 19.1%를 차지했고 이어 30대(16.8%), 50대(15.6%), 60대(15.6%), 40대(13.6%)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30대 이하 1인 가구는 서울에, 40대 이상 1인 가구는 경기도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1인 가구인 이유로는 학업·직장이 24.4%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의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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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삶의 질은 전체 가구 대비 낮은 편이었다.

2019년 기준 1인 가구의 평균 연 소득은 2162만원으로 한 달로 치면 약 180만원 수준인 셈이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5925만 원)의 36.5% 정도 였다.

2020년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2만원으로 전체 가구(240만원)의 55.0% 수준이었다.

전체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15.9%), 음식·숙박(13.3%), 교통(12.0%) 순으로 지출 비중이 컸다.

이와 달리 1인 가구는 주거·수도·광열(19.5%)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 음식·숙박(16.7%)과 식료품·비주류음료(13.7%) 순이었다.

1인 가구는 균형 잡힌 식사(42.4%)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으며, 아프거나 위급 시 대처가 어렵다고 응답한 비중도 30.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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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절반 12평 이하 거주

1인 가구의 주거환경도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지난해 1인 가구 중 절반은 12.1평 이하의 주거 면적에 거주했고, 평균 주거 면적은 14.0평으로 전체 가구 평균 주거 면적의 67%에 그쳤다.

주거 유형은 단독주택이 44%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32%, 연립·다세대 주택 1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1인 가구의 절반 정도인 45.5%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꼽았다.

소득과 돌봄에 모두 취약한 1인 가구...정책 맞춰져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1인 가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확산, 인구의 고령화, 가족관의 변화와 가족의 소규모화, 직업적 이동성의 확산 등 다양한 환경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변화로 인해 "과거에 1인 가구는 주로 결혼 전에 교육과 취업으로 인한 1인 가구나 노년기에 사별한 독거노인이 주를 이루었지만, 앞으로는 전 연령대(생애주기)에 걸쳐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청장년 세대에서의 만혼 및 비혼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에 주택 가격 상승, 좋은 일자리 감소, 결혼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치관의 변화로 앞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복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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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과 돌봄에 모두 취약한 1인 가구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노인 세대뿐만 아니라 청장년 1인 가구에서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어, 1인 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관계망 지원, 건강관리, 안부 확인 및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가 늘어나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많은 사회경제정책에서 부모와 자녀 2인으로 구성된 4인 가구를 전제했고, 그로 인해 1인 가구는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제는 모든 사회복지, 경제정책에서의 수급자 자격요건 및 수급량을 전면적으로 검토 및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