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넘지못한 규제의 벽을 풀러스는 넘을 수 있을까

여전히 '관치'가 강한 한국 시장에서 규제 당국과 맞서면 성공하기가 어렵다. 우버가 2년 전 그렇게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당국과 부딪혔다.

서울시가 한 스타트업을 현행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문제의 스타트업은 풀러스. 카풀 매칭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반 남짓 됐다.

서울시가 문제 삼은 것은 풀러스가 지난 6일 시범적으로 출시한 '출퇴근 선택제'.

유연근무제의 확산으로 통상적인 출퇴근 시간대가 아닌 때에도 카풀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업체의 설명.

서울시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시간선택제가 출시된 다음날, 서울시는 이것이 "불법 행위에 해당"된다면서 "강력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서울시는 8일 풀러스를 고발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단 이틀만이었다.

풀러스와 같은 서비스를 통상적으로 '라이드 셰어링'이라 부른다.

우버가 이 분야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업체. 우버의 기업가치는 한때 700억 달러(한화 약 78조 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한국 대기업과 우버의 기업가치 (단위: 억원)

한국 대기업과 우버의 기업가치 (단위: 억원)

평가가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의 어떠한 대기업보다도 크다.
그러나 그 우버도 2014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1년도 못 채우고 서비스를 철수했다.

우버의 사례는 한국의 라이드 셰어링 시장을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풀러스의 사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버의 사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도 우버를 고발한 것은 서울시였다.

우버는 어떻게 한국 시장에서 쫓겨났나?

논란의 핵심이 됐던 서비스는 바로 '우버엑스(uberX)'.

우버에 운전자로 등록한 사람이면 누구나 택시와 비슷하게 사용자를 태워주고 돈을 받을 수 있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불 보듯 뻔했다.

같은해 12월 우버엑스 서비스가 본격화되자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은 "해외대기업인 우버가 대한민국 법을 공개적으로 무시하고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2016년 10월, 포르투갈 택시 기사들이 우버 반대 집회를 열었다

2016년 10월, 포르투갈 택시 기사들이 우버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규제 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우버코리아를 고발했고 심지어 서울시의회는 불법 택시 영업행위를 신고하면 최고 100만 원을 포상금으로 주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우버는 강력히 반발했다. 조례를 두고 "서울시 관계자들이 택시 조합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상금을 노리고 쏟아지는 신고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결국 우버코리아는 2015년 3월 우버엑스를 중단했다.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실패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그 직접적인 원인은 현행법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는 사업용 자동차로 등록되지 않은 차량이 돈을 받고 운송을 해주는 행위를 금한다.

그러나 우버가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이를 검토하지 않았을 리 없다. 우버는 내부적으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우버는 현행 여객자동차법의 규제 조항이 모호하다는 점을 겨냥했다.

한국 진출 초창기부터 시작한 우버블랙은 고급 콜택시와 비슷했는데 택시영업용으로 등록된 차량이 아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사용한 게 문제가 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우버는 관련 법규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면서 "명확한 규제 정의를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버의 바람대로 규제는 보다 명확해졌다. 다만 우버에게 유리한 방향은 아니었다.

2015년 6월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은 당시 우버블랙과 같은 영업 방식을 원천봉쇄했다.

이 개정안에는 '우버 금지법'이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새로운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가져다 줄 신기술이 오래된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는 레토릭은 당시 우버가 즐겨 사용하던 것.

그러나 우버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당시 우버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했다고 평가한다.

"(한국 시장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충분한 논의 없이 (우버가) 일방적으로 들어왔고 결국 그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서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

박원순 시장은 '공유경제'를 꾸준히 시정의 키워드로 표방해 왔으나 우버엑스 문제가 불거지던 당시, 우버가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다우버의 구조신호를 외면했다.

"서울시민이 충분히 우버의 편의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규제 강화에 대해) 시민의 반대가 거셌을 건데 (우버가) 너무 초창기에 밀어붙였다." 고태봉 이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버도 비슷한 결론을 얻었던 듯하다. 우버의 아시아 사업 책임자는 당시 한국 시장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버는 각국의 규제와 법규를 면밀히 이해함과 동시에 정책 결정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통해 우버 서비스가 제공되는 도시들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우버가 실패한 바로 그 지점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이 발흥했다.

우버엑스를 가로막았던 근거였던 여객자동차법 81조에는 이런 예외조항이 있다.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자가용 차량으로도 유상 운송이 가능하다는 것.

다시 말해 '카풀'의 경우에는 우버엑스와 같은 방식도 허용될 수 있다.

우버엑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지 1년이 지난 2016년부터 국내에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2016년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풀러스와 8월에 시작한 럭시가 대표적.

두 업체 모두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럭시는 누적회원 수가 77만 명 정도라고 집계하고 있으며 풀러스는 누적 여정인원이 350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럭시의 최바다 대표는 한국의 택시 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

"특히 출퇴근 시간 때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있다... 어차피 출퇴근할 상황에서 남는 좌석을 공유하기 때문에 운전자에 대한 수급이 문제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고... 탑승자 입장에서는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택시가 잘 안 잡히는 시간에도 탈 수 있다는 점이 강하게 어필했다."

최바다 럭시 대표

최바다 럭시 대표

어디서 가장 많이 이용할까?

기존의 대중교통 수단이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는 가려운 부분이라는 게 럭시의 사례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의 지하철 9호선 라인이 항상 '지옥철'이라고 불리는데 (데이터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그 라인, 구체적으로 말하면 강남에서 목동이나 구로와 같은 서울의 서쪽 부분에 가는 트래픽이 가장 많다."

최 대표는 그밖에도 강남과 분당, 수원, 인천 등의 외곽 도시 사이의 이동도 많다고 덧붙인다. "이게 가만히 보면 기존 대중교통으로 한번에 이동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이런 점을 카풀 서비스가 해소해 줄 수 있다 보니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카풀 서비스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자 심지어 우버도 끼어들었다.

우버는 지난 9월 '우버셰어'라는 카풀 서비스를 런칭했다.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에만 운행한다는 점이 풀러스나 럭시와 매우 비슷하다.

풀러스 김태호 대표는 우버셰어가 "(풀러스가) 처음 선보였던 카풀 모델의 전체적인 기준을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면서 "좋은 경쟁이 될 것 같다"고 평한다.

럭시의 최바다 대표는 우버가 아직까지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는 않는 듯하다고 본다. 그러나 경계를 늦추진 않는다.

"한국의 규제가 풀리고 한국 (라이드 셰어링) 시장이 미국이나 중국처럼 커진다는 확신이 있으면 분명히 우버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사업의 확장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규제는 엉성하다.

우버에게 고배를 건낸 것도 현행법이고, 풀러스와 럭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도 현행법이건만 현행법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앞서 설명했듯 여객자동차법 81조는 자가용을 사용한 유상운송을 금지하지만 출퇴근 시 카풀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한다.

그런데 법은 그 이상 아무런 설명도 제공하지 않는다.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출퇴근'으로 인정해주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출퇴근 시간의 범주를 설정하고 영업을 해왔다. 오전 5~11시까지를 출근 시간, 오후 5시~새벽 2시까지를 퇴근 시간으로 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업체의 입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옭아맨 꼴이다. 때문에 업계는 꾸준히 규제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풀러스는 보다 대담한 시도를 했다. 출퇴근 시간이라는 개념을 더 넓게 확장시킨 것이다.

풀러스는 지난 6월 한국의 출퇴근 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 가량의 출퇴근 시간대가 통상적인 패턴과 다르며 그 시간대도 24시간에 걸쳐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

이번에 풀러스가 시범적으로 도입했다가 서울시로부터 고발을 당한 출퇴근시간 선택제는 바로 이러한 결론을 서비스로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출퇴근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것은 무제한적으로 카풀을 허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해명한다.

"본인이 지정한 시간대(오전, 오후 4시간씩)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적다. 사실상 유상운송을 허용하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더 피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

김태호 풀러스 대표

그러나 서울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풀러스가 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만에 풀러스를 고발했다.

언제까지고 규제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규제가 능사도 아니다. 다가오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시대에 자생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지 않으면 외국 업체에 일방적으로 시장을 내어줄 수도 있다.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실용화되면 자동차가 '소유'의 대상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요즘 자동차 업계의 화두인 '서비스로서의 교통(TaaS: Transportation-as-a-Service)'이 여기서 연원한다.

리씽크엑스라는 독립 싱크탱크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는 가장 극단적인 예측을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2021년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미국의 승용차 수는 2030년까지 80%가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한다.

규제에만 기대고 있으면 당장 택시 업계를 보호할 수는 있겠지만 자율주행차가 실용화되는 시점이 되면 아예 택시 운전사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라는 새로운 산업에 적응할 기회도 잃을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서비스로서의 교통'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적 장벽이 두터워진다고 말한다. 차량과 지도,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통신과 같은 각종 첨단 부문들이 중첩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라이드 셰어링은 단순히 차를 나눠타는 개념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자율주행차 시대에) 기술적 장벽이 생기면 아예 이 시장 자체에 진출할 수가 없게 된다."

그는 한국 정부도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버나 디디추싱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한국형 플랫폼은 성장하기도 전에 무너진다... 그래서 한국형 플랫폼이 생길 때까지 시간을 벌어두자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도 생각은 제각각인 듯하다. 풀러스의 김태호 대표는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한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

김태호 풀러스 대표

"여객자동차법의 주무부처는 국토교통부는 우리 서비스가 확대되고 기존 교통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을 상당히 우려하는 반면에, 스타트업이나 신성장산업에 관련된 부처는 규제를 개혁해서라도 이런 문제를 풀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고... 사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될지 굉장히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대기업도 눈독을 들인다.

한국의 대기업도 라이드 셰어링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럭시는 지난 7월 현대자동차로부터 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풀러스는 작년 SK가 지분 20%를 인수했고 지난 10월 네이버-미래에셋 합작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220억 원을 투자받았다.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라이드 셰어링 산업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이 그렇다.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는 플랫폼 기반 산업이다. 직접적인 거래는 회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질 뿐, 업체는 회원들이 서로 매칭될 수 있는 플랫폼만 제공한다.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과거에는 카풀을 이용하고 싶어도 원래부터 알던 사이가 아니면 목적지를 확인하는 등의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이것이 획기적으로 해결됐다.

다만 플랫폼 기반 산업이 성공하려면 최대한 많은 회원을 보유해야 한다. 그럴수록 회원들끼리 적절히 매칭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회원 전체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

수도권은 이러한 요건을 잘 갖춘 "탐스러운 시장"이라고 고 이사는 설명한다.
인구 2300만명

승용차 700만대

택시 기득권 5조8000억원

숫자로 본 수도권 시장의 가능성이다.

"전국에 있는 자동차가 2천만 대를 넘었다. 그중 서울과 경기에 거의 40%의 차량이 집중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인구로 봤을 때는 5천만 인구 중에 서울과 경기에 2300만 명 정도가 산다."

"서울·경기권은 아마 전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시장일 것"이라고 고 이사는 덧붙였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

어느 시점이 될 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분야에서 규제가 풀리게 되면 시장은 급속히 성장할 것이다. 최근 한국 라이드 셰어링 업계에 투자가 이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허나 택시 업계가 좌시할 리 만무하다.

그러나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풀리려면 기존 택시 업계의 반발을 돌파해야 한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개인택시의 숫자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신규로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미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양도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택시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면허의 수는 제한돼 있다보니 프리미엄(권리금)이붙는다. 서울시의 경우 면허 하나당 프리미엄이 1억 원을 오간다.

하이투자증권이 BBC 코리아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서울·경기 택시 면허 시장의 프리미엄은 총 5조8천억 원에 달한다.

라이드 셰어링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면 사실상 모두가 개인택시와 똑같이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개인택시 면허의 프리미엄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서 6조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증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쯤되면 왜 택시 업계에서 라이드 셰어링 규제 완화를 완강히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조직화가 잘 돼 있어 강력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다. 전국의 택시 운전자들의 수는 27만 명이 넘는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그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할 수밖에 없다.

럭시 최바다 대표는 한국에서 택시 산업에 대한 보호가 강력한 이유를 택시기사들의 투표력에서 찾는다.

최바다 럭시 대표

최바다 럭시 대표

"미국 같은 경우는 히스패닉이나 인도 이민자들이 많이 하는 게 택시기사인 반면 한국은 중산층에서도 택시기사를 많이하고 있다... 그래서 (당국이) 함부로 건들 수가 없다."

풀러스는 우버의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풀러스와 우버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두 업체의 사례가 놀랄만큼 똑같다는 걸 알 수 있다.

규제의 모호함을 비집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도 동일하고 당국과 마찰을 빚자 규제를 보다 명확하게 해줄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다만 우버가 초반부터 강공을 펼쳤던 반면, 풀러스는 1년 넘게 당국이 인정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영업을 해오다가 이번에 보다 정제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당국(그리고 기득권)의 완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은 매한가지였다.

여론은 우버 때보다 훨씬 우호적이다. 풀러스의 접근법이 우버보다 조심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풀러스가 토종 한국 기업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듯하다.

여론은 좋지만 시점은 '글쎄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게 펼쳐질 수 있을까? 그러나 풀러스가 승부수를 던진 시점은 별로 좋지 않았다.

라이드 셰어링 최대의 시장인 서울시의 선거가 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

택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서울시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결정이 곧 업계의 앞날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택시 업계를 외면하기란 어렵다.

택시 업계는 이미 행동에 돌입했다.

20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규제 관련 토론회는 개인택시조합의 반발로 취소됐다. 이번주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 주최의 토론회도 연기된 상태.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는 과연 택시 업계의 기득권과 신성장사업의 가능성 사이에서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